23일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동아리 시연회에 참가한 PaP팀이 직접 개발한 바리스타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제공
23일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동아리 시연회에 참가한 PaP팀이 직접 개발한 바리스타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제공
내년 2월 첫 졸업생 배출을 앞둔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부산소마고)에 대한 지역 산업계의 관심이 높다.

23일 부산 강서구 봉림동의 부산소마고에서 열린 동아리 시연회에서 재학생(1·2학년)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마음껏 뽐냈다. 50여 명의 기업인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미래 인재 확보에 뛰어들었다. 현장 실습을 나간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일하며 이들의 잠재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부산지역 스타트업 넥솔의 이춘우 대표는 “기술적인 면에서 학생들의 실력이 상당한 편”이라며 “3개월간 공동으로 여행보험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채용이나 내년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와 전자기기 및 산업용 기기에 활용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과를 주축으로 다양한 개발자를 양성하는 교육 커리큘럼이 기업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부산소마고와 산학 협약을 맺은 기업은 BNK시스템(IT), 파나시아(친환경 설비 제조), 주택금융공사(공기업), 우아한형제들(플랫폼) 등 150여 곳에 이른다.

학생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다양한 방법으로 실현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실험들이다. 시연회에는 △개인정보 가명화(블랙리스트) △게임 및 소설 콘텐츠(보이드 팀, 다트, 이프) △택배·결제·학사정보 등 생활 개선(데브쿱, 웅이야, 인서트, 오네가네, 아리페이) △교육(다온) △협업형 바리스타 로봇(PaP) △의료(이머전시) 관련 12개 동아리가 참여했다.

하지만 부산소마고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지난 3년 동안 매년 3억원씩 지원된 부산시의 예산이 내년부터 끊기기 때문이다. 부산소마고는 그동안 이 예산을 활용해 국내 고등학교 중 최초로 싱가포르국립대(NUS)와 협약을 맺어 학생에게 대학 수학 시스템을 경험하도록 지원해왔다. 윤혜정 교장은 “마이스터고교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시 지원이 끊겨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전남 해남과 세종시 등에서도 학생이 모이고 있어 전국 단위 모집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