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지도한 여자 에페 대표팀 최근 떠나…"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따기를"
'IOC 코치상' 받은 펜싱 장태석 감독 "잘 따라준 선수들 덕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는 '코치 공로상'을 받은 장태석(55) 울산광역시청 펜싱팀 감독은 눈부신 성과를 함께 이뤘던 여자 에페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며 발전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IOC 코치 평생 공로상 2023년 수상자로 발표된 23일 연합뉴스와 전화로 만난 장 감독은 "선수들과 서로 잘 이끌고 따르면서 좋은 성과 낸 것을 인정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IOC는 이날 2023년 코치 평생 공로상 수상자로 장 감독과 아르헨티나 유도 코치 라우라 마르티넬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IOC 코치 평생 공로상은 지도자의 역할을 조명하고, 특히 선수의 올림픽 여정에서 기여한 지도자를 격려하고자 주는 상이다.

2017년 제정 이후 한국 지도자가 이 상을 받은 건 장 감독이 처음으로,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부터 여자 에페 대표팀을 지휘하며 남긴 공을 인정받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소속팀인 울산광역시청 지도에 집중하고자 최근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수상이 발표돼 장 감독에게 이 상은 7년의 대표팀 생활을 정리하는 상징으로도 남게 됐다.

'IOC 코치상' 받은 펜싱 장태석 감독 "잘 따라준 선수들 덕분"
장 감독은 "대표팀에서 강영미, 최인정, 송세라, 이혜인 4명의 멤버와 오래 함께 생활해왔다.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좋은 성적을 내며 함께 즐거운 환희의 순간이 많았던 것 같다"고 되짚었다.

장 감독이 이끄는 동안 여자 에페 대표팀은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2021년 개최된 도쿄올림픽 때 '숙적' 중국을 격파하고 9년 만에 단체전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여자 에페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이 나왔다.

송세라(부산광역시청)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20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개인전 금메달(강영미)과 단체전 은메달, 올해 열린 2022 항저우 대회 땐 개인·단체전 석권을 이뤘다.

장 감독은 "키 170㎝를 넘는 최인정을 빼곤 선수들이 신장에선 대체로 열세인데, 잘 따라줘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면서 "여자 에페 선수들이 워낙 성격이 좋고 '텐션'도 좋다.

오히려 제가 케어받을 때도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았고 소통도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자 에페는 펜싱 대표팀 내에서도 남다른 '케미'뿐만 아니라 강도 높은 훈련으로도 정평이 났다.

선수 시절부터 스피드와 파워를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절감한 장 감독이 선수들에게도 고강도 훈련을 요구한 영향이 컸다.

'IOC 코치상' 받은 펜싱 장태석 감독 "잘 따라준 선수들 덕분"
장 감독은 "훈련이 너무 강해서 선수들이 불만을 보일 때도 있었지만, 경기에서 웃기 위해 하는 거라고 강조하며 소통에도 애썼다.

결과로 드러나니 선수들이 힘들어도 저를 잘 따라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은메달도 대단하지만, 금메달이 아니니 떠나면서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개인전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갑자기 나오게 돼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후임 코치와도 열심히 훈련하고 소통하며 잘 준비해서 내년 파리 올림픽에선 금메달이 나오길 바란다"고 응원도 잊지 않았다.

스스로는 왼손잡이이면서 오른손잡이가 대부분인 선수들을 지도하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선수들만큼 직접 운동도 열심히 하며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지도자로 우뚝 선 장 감독은 이에 안주하지 않을 참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무작정 시키는 시대는 지났고, 분석과 데이터 없이는 이겨나갈 수 없다"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며 소속팀에서도 선수들을 잘 가르치겠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