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수요 몰리며 혼잡 빚어지기도…"장애 원인 설명 필요해"

사흘간 멈춰 섰던 정부 행정전산망이 복구되면서 각종 민원 처리 업무가 20일 오전 현재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언제 다시 먹통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우려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또 먹통 되지 않을까"…전국행정전산망 우려 속 일단 정상 가동
이날 오전 9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혁신동 주민센터에는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는 민원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민원인들은 번호표를 뽑고 차례로 서류 발급 창구 의자에 앉아 업무를 봤다.

주민등록 등본을 떼러 왔다는 한 민원인은 "1분 만에 발급이 잘 됐다"며 서둘러 출근길에 올랐다.

충북 청주 수곡동의 한 행정복지센터도 전산망이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업무를 개시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민원 수요가 몰리는 월요일이라 혼잡이 빚어질까 우려했다"며 "다행히 평소와 다름없이 순조롭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슷한 시각 부산 해운대구청 민원실에서도 민원인들이 잇따라 방문하며 증명서를 발급해 가는 등 문제없이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은행에 제출할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왔다는 김 모(37) 씨는 "주말 중 전산망이 복구됐다는 뉴스를 보고 다행이다 싶었지만,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빨리 발급받으러 왔다"며 "어떤 분들은 전산망 고장으로 서류 제출 기한을 못 맞춰서 피해를 보기도 했다던데 저는 아직 제출 기한이 남아 있어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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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에선 밀렸던 업무를 처리하려는 민원인들이 몰리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행정복지센터에선 이날 오전 9시가 되기 전부터 민원인이 10명 넘게 몰리며 접수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30대 직장인 노모 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인감증명서가 필요한데 지난주에 일을 못 봐서 오늘 반차를 내고 왔다"며 "다행히 은행에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줬지만, 애꿎은 연차만 소진했다"고 말했다.

민원 현장이 차츰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몇몇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청주 산남동 주민 신모(36) 씨는 "정부가 전산망 장애를 복구했다고 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못 찾았다고 하니 불안하다"며 "앞으로 서류 발급할 일 있으면 하루 이틀 전부터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 발급을 위해 성남시청 민원실을 찾은 임모(56) 씨는 "구청에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좀 더 처리가 빠른 시청으로 왔다"며 "지난 금요일부터 행정전산망이 마비됐다는데 인터넷 강국, 전자정부를 표방하는 우리 정부에서 실시간 백업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고, 원인을 제때 못 찾는 건 더 큰 문제인 거 같다"고 토로했다.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전북도민 고재현(65) 씨는 "오늘은 서류 발급이 잘 되더라"라며 "주민등록 등본, 초본, 인감증명서 등 발급은 국민에게 꼭 필요한 행정업무인데, 정부 전산망 전체가 며칠째 작동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또 먹통 되지 않을까"…전국행정전산망 우려 속 일단 정상 가동
앞서 17일 '새올 시스템'이 장애 문제로 사용자 접속이 막히면서 민원 현장에서는 각종 증명서 발급이 전면 중단됐다.

당일 오후에는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24'마저 멈춰 서며 모든 민원서비스가 올스톱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행안부는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복구 인력을 투입해 18일 '정부24' 서비스를 재개한 데 이어, 19일에는 '새올 시스템' 정상화를 발표했다.

행안부는 이번 사태가 행정 전산망과 연결된 네트워크 장비에서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차근호 임채두 이우성 김상연 천경환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