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회계부정·부정거래를 저지른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 회장은 결심 공판에 임하는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없이 재판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로 이 회장의 재판은 기소 후 3년2개월여만에 마무리된다.

결심 공판 오전엔 검찰이 구형 의견을 밝힌다. 오후에는 변호인들의 최후 변론과 이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진행된다. 줄곧 혐의를 부인해온 이 회장은 직접 발언을 통해 무죄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변론이 마무리되면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정해 통지한다. 수사 기록만 19만쪽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일러야 내년 초에나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의 혐의는 크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이 과정에서 벌인 업무상 배임, 분식 회계에 관한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으로 나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부정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그 결과 삼성물산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삼성물산 이사들이 배임 행위의 주체로, 이 회장은 지시 또는 공모자로 지목됐다. 이 회장 등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합병 이후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4조5000억원 상당의 자산을 과다 계상했다고 본다. 당초 이 회장의 요청으로 소집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검찰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6주기 추도식이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리지만 이 회장은 재판 일정과 겹쳐 참석이 어려워지게 됐다. 이병철 창업회장의 기일(11월 19일)이 올해는 일요일이어서 추도식이 평일로 앞당겨졌다. 삼성에서는 오전 중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등 다른 가족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