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출범 사진'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다음카카오 출범 사진'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한때 네이버와 쌍벽을 이루며 '국내 양대 포털'로 불리던 다음(Daum)이 사용자 수 급감으로 국내 포털 시장 점유율 4%대로 추락했다. 젊은 세대의 포털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존재감 자체가 미미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은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 5월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으나 1020 세대 유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특수' 3년새 다음 앱은 사용자 수 30% 급감

자료=모바일인덱스 제공
자료=모바일인덱스 제공
1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애플 iOS 합산 다음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이용자수(MAU)는 2020년 5월 1083만860명에서 지난달 756만1640명으로 3년5개월 만에 30.18%(326만922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4089만2068명에서 3883만1510명, 구글이 3143만7716명에서 2805만8965명으로 각각 5.03%(206만558명)와 10.74%(337만8751명) 줄었다. 다음 앱 사용자 감소폭이 눈에 띄게 높았다.

이 시기 '코로나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다음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다음 앱은 2020년 9월 MAU가 1000만명 밑으로 무너진 이후 2021년 10월엔 900만명대가 깨졌다. 이어 올해 1월 들어선 800만명 밑으로 내려앉았다. 무게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상황인데 앱 사용자 수가 줄어드는 게 더욱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용자 수 감소로 포털 본연의 영향력 역시 축소되고 있다. 인터넷 통계데이터를 제공하는 비즈스프링에 따르면 다음은 지난달 말 국내 포털 점유율이 4.32%에 불과했다. 네이버(57.87%)나 구글(33.13%)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 2014년 카카오와의 합병을 통해 기대한 시너지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모바일 다음 개편.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모바일 다음 개편.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점유율이 하락하자 카카오는 2019년부터 구독형 콘텐츠 서비스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월 다음 모바일 첫 화면에 '카카오 뷰(View)'를 도입했지만, 모바일 카카오뷰 자리는 7개월 만에 삭제됐다. 카카오톡 하단에 있던 카카오 뷰는 올 4월 '더보기' 탭으로 이동했다. 사용률 저조 등으로 오는 30일 서비스가 종료된다. 지난해 8월에는 모바일 다음 첫 화면에 이용자가 선택한 언론사의 뉴스를 모아볼 수 있는 '마이(My)뉴스' 탭을 신설했고, 뉴스탭에 숏폼 영상을 도입하기도 했다. 같은해 10월엔 관심 주제를 보여주는 키워드 서비스도 출시했다.

카카오는 지난 5월부터는 다음을 CIC로 분리해 운영했다. 회사 측은 "다음 서비스 가치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최근 마이뉴스 탭을 사용자별로 맞춤형 뉴스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하는 등 서비스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뉴스 댓글 24시간 지나면 사라져" 아쉬워하는 반응도

다음 뉴스 타임톡.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다음 뉴스 타임톡.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서비스 소비 환경 등이 변화하면서 아쉽다는 반응을 내보이는 사용자도 적지 않다.

카카오는 지난 6월 다음 뉴스 하단에 달리던 댓글을 24시간 이후 삭제되는 실시간 '타임톡'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하지만 소통 본연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공론장이 사라졌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항저우아시안게임 한중전 응원 페이지에서 해외 매크로 공격으로 중국 응원 댓글이 91%를 돌파하는 사건 등도 서비스 전반에 부정적 이미지로 작용하고 있다.

한 30대 사용자는 "뉴스를 보면서 남이 쓴 댓글에 공감도 하고 내가 댓글을 쓰면서 추천을 받으면 뿌듯함을 느낀다. 이런 게 포털 뉴스의 재미인데 다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이용자 역시 "실시간으로 댓글 창이 보이면 뉴스 본문 외에 채팅창 흐름을 따로 파악해 읽어야 해서 피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 인기가 높았던 '아고라' 게시판 및 여성 커뮤니티 '미즈넷' 등 서비스가 종료된 데 대해서도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음 블로그 역시 지난해 9월 말 문을 닫았다. 경쟁사인 네이버가 블로그 정책을 강화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다음 뉴스 개편.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다음 뉴스 개편.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최근 국내외 포털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동원해 검색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으나, 다음은 이마저도 근간인 '코GPT 2.0'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9월부터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PC 환경에 시범 도입해 순차 적용 중이다. 내년엔 모바일 검색 서비스에서도 큐:를 지원할 계획이다.

구글 역시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검색·클라우드·문서 등 전반에 도입한 상태다.

카카오 관계자는 "뉴스부터 숏폼과 스토리 콘텐츠를 포함한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자체 서비스 가치 제고에 집중하면서 모두가 이용 및 자주 방문할 만한 복합 콘텐츠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다음 카페의 오픈형 커뮤니티인 '테이블' 론칭, 스토리 서비스에 수익모델을 더해 양질의 콘텐츠 생산 독려, '오늘의 숏' 확대 등 다양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