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엄마 품이 가장 좋은 환경…엄마와 수감 생활하는 갓난아기

"수용자의 자녀들도 탕후루·마라탕·라면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들"
"일반 아이들과 다르지 않아…당당하게, 올바르게 자라도록 도와야"
"수용자 자녀 지원은 사회 비용 줄이는데 기여"…이경림 세움 대표

[※ 편집자 주= 교정시설 수용자 자녀를 돕는 세움의 이경림 대표 인터뷰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 기사는 지난달 24일 [삶] 교도소에서 초등학생 딸의 머리 한올한올 땋아주는 엄마의 눈물, 두 번째 기사는 27일 [삶] "엄마, 나 살고 싶어요…우리 이렇게 죽지 말아요"라는 제목으로 송고됐습니다.

오늘 이 기사로 이경림 대표의 인터뷰기사는 완료됩니다.

]

20대 후반의 여성에게 고민이 생겼다.

2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가질 예정인데, 아버지가 과거에 범죄로 교도소에 다녀온 사실을 알리는 게 좋은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 친구의 부모님이 그 사실을 알면 결혼을 반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수용자 자녀를 돕는 세움의 이경림(59) 대표는 지난달 18일과 이달 3일 연합뉴스와의 두차례 인터뷰에서 수용자 자녀의 이런 고민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했다.

본인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일부러 이런 사실을 숨기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용자 자녀가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수용자 자녀들도 보통의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면서 "마라탕과 탕후루. 라면을 좋아하고, 컴퓨터 게임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범죄의 피해자이기도 한 이들이 당당하게 잘 성장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대표는 건국대학교 사범대학 일본어 교육학과를 졸업했고 강남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대학교 졸업 후에 서울 금천구 시흥2동에서 6년간 달동네 아이들을 도왔다.

이어 빈곤 가정의 아동을 지원하는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서 23년간 일하면서 사무총장, 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2015년에는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교도소 수용자 자녀들을 돕고 있다.

-- 지난 33년간 아동을 돕는 일을 했는데, 세움 이전의 활동에 대해서도 기억이 생생할 듯하다.

▲ 여러 가지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서 일할 때 가정폭력 피난처인 '민들레 집' 쉼터에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왔다가 18세가 돼서 보호 종료를 앞두고 있었다.

그 아이는 약간의 지적 장애를 갖고 있기에 사회에서 홀로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됐다.

우리는 쉼터 앞에 오피스텔을 하나 얻어서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켰다.

홀로 은행에도 가고, 마트에도 가고, 청소도 하도록 했다.

월세도 직접 내보도록 했다.

한 달이 지난 후에 아이가 우리를 식사에 초대했는데, 메뉴가 월남쌈이었다.

지적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채소를 썰어야 하니 준비하는 데 2시간이나 걸렸다.

그때 먹은 그 월남쌈이 그렇게 맛이 있을 수 없었다.

-- 아이가 월남쌈을 맛있게 잘 만들었나.

▲ 그 아이가 자립하기 위해 직접 음식을 만드는 정성에 감동했다.

기다린 시간만큼 더 맛있게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그 아이는 지금 잘 지내고 있나.

▲ 이제는 나이 서른이 넘었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 연락하면서 지낸다.

--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서 나와서는 세움을 세웠는데, 어떤 단체인지 다시 한번 소개해달라.
▲ 수용자 자녀가 당당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 단체의 미션이다.

수용자 자녀의 면회를 도와주고, 장학금도 주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조건 없는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

-- 수용자 자녀는 몇 명인가.

▲ 미성년자가 5만4천명이다.

이 중 60%가량이 12세 미만이다.

-- 일부 사람들은 "피해자 가족에 관심을 가져라", "교도소를 호텔처럼 만들려고 하느냐", "자식이 걱정되면 죄를 짓지 말아야지"라고 이야기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당연히 죄를 지은 사람은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움은 수용자가 아닌 수용자 자녀를 돕는 단체다.

자녀는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이 범죄자와 그 자녀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음주운전으로 가장을 치어 죽여서 그의 어린 자녀들이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은 눈에 안 들어오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 틀린 말은 아니다.

그 피해자 자녀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우리 단체가 그런 아이들의 고통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단체마다 역할이 다를 뿐이다.

범죄 피해자 가족을 돕는 단체는 따로 있다.

우리는 그런 단체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연대하고 협력하고자 한다.

-- 외국에서도 수용자 자녀에 대해 심리적 거부감이 있나.

▲ 그걸 조사해보지 않았기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미국과 영국은 국가 차원에서 수용자 자녀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미국과 영국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 첫째는 수용자 자녀 역시 보호가 필요하다면 도와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수용자의 자녀를 도왔을 때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사회 통합을 높인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 세움이 수용자 자녀들의 부모 면회를 돕는다고 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해달라.
▲ 수용자 자녀 중 부모의 수감을 알고 있는 아이들은 30%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 아이들 역시 모두 부모를 면회하는 것은 아니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교통비가 부담돼서, 시간이 없어서라고 한다.

어떤 3남매는 8시간이나 고속버스, 열차를 타고 와서는 15분간 아버지를 접견하고 다시 8시간이나 걸리는 집에 돌아가기도 했다.

15분의 만남을 위해 16시간이나 이동한 셈이다.

이 아이들은 아버지가 수감되자 삼촌한테 맡겨졌다가 학대당해서 뿔뿔이 흩어졌었다.

그러다 우연히 지역센터에서 다시 만났다.

마음이 여린 큰아이는 지갑에 버스표 한 장을 넣고 다녔다.

오래돼서 헐어버린 상태인데, 아버지를 처음 면회할 때 끊었던 것이라고 한다.

이 아이들은 우리를 만난 이후 2년간 한달에 한번씩 아버지를 면회할 수 있었다.

우리는 교통비도 제공하고, 교도소에도 같이 갔다.

아버지는 출소 후 교도관과 함께 우리 사무실에 찾아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금은 자녀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면서 살고 계신다.

-- 면회 온 가족들이 교도소에서 수용자와 함께 자기도 한다는데.
▲ 출소를 바로 앞둔 모범수의 경우, 가족들이 와서 밥도 해 먹고 같이 잠도 잔다.

내정문과 외정문 사이에 가족 만남의 집을 만들어 그렇게 하고 있다.

-- 면회와 관련해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 어떤 할머니에게는 외아들이 있었다.

애지중지 키웠던 그 아들이 큰 사고를 쳐서 수감됐다.

며느리는 집을 나가버린 상태였기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6살 먹은 손자를 키워야 했다.

어느 날 동네 사람들이 그 아들의 범죄 사실을 알게 되자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손자를 데리고 야반도주했다.

그 과정에서 할아버지는 심장 마비로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했다.

할머니는 그런 몸으로 악착같이 손자를 키웠다.

여기저기서 옷을 구해 입히고, 책도 얻어서 줬다.

할머니는 아들과 절연 상태였다.

힘들게 키운 외아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분노했기 때문이다.

-- 할머니는 한 번도 아들을 면회하지 않았나.

▲ 나는 할머니한테 아드님 보고 싶지 않으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자신을 교도소에 데려가줄 수 있느냐고 했다.

이렇게 해서 할머니는 7년 만에 아들을 만나러 갔다.

할머니는 밤새도록 팥 등을 삶아서 오곡밥을 만들었다.

그러고는 그 밥이 식지 않도록 은박지로 쌌다.

할머니는 교도소에서 아들을 보고 나와서는 "지금까지 손자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아들이 나올 때까지 살아야겠다"고 했다.

아들은 무기수였다.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다는 것을 할머니도 알고 있었다.

-- 세움은 초창기에 가족 사랑 캠프도 열었다고 하는데, 어떤 행사인가.

▲ 일반 면회는 15분밖에 안 되는데, 가족사랑 캠프는 온종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가 처음으로 가족 사랑 캠프에 주최 측으로서 참석한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이른 아침부터 만감이 교차했다.

교도소에 깊숙하게 들어와서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강당에 있는 테이블에 먼저 수용자 가족들이 앉았다.

잠시 후 반대편 문이 열리면서 수용자들이 들어왔다.

이때 6살, 7살짜리 아이들이 "아빠"라고 외치면서 뛰어갔다.

그때 아이들도 울고, 수용자들도 울었다.

나도 울었다.

가족들은 그곳에서 편지도 쓰고, 같이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눴다.

어떤 할머니는 아들의 몸이 많이 상한 것 같다면서 얼굴도 만져보고 손도 잡아봤다.

수용자들은 이런 행사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고, 출소 후에는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 가족사랑 캠프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나.

▲ 우리는 주최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도 여러 가족이 모이는 캠프보다는 단일 가족이 만나는 개별 행사 쪽으로 가고 있다.

-- 보통의 아버지가 자기 딸에게 수용자의 아들과 사귀지 말라고 한다면 지나친 것인가.

▲ 그런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2022년 초록우산의 아동복지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자녀의 그런 교제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과자의 자녀나 수용자 자녀가 내 자녀의 배우자가 되는 것"에 대해 일반시민의 1.6%만이 찬성했다.

-- 세움으로부터 뉴스레터를 받는 사람들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고 하던데.
▲ 우리는 지난해 말에 세움 뉴스레터 구독자 104명에게 아동복지연구소와 같은 질문을 했다.

그 결과, 세움 레터 구독자들은 일반 시민보다는 관대했다.

수용자의 자녀가 자기 자녀의 배우자가 되는 것에 찬성한다는 사람이 12.5%였다.

수용자 자녀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 호의적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 사귀는 사람 또는 결혼할 상대에게 아버지의 과거 범죄 사실을 알리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는 수용자의 자녀도 있을 듯한데.
▲ 본인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잘했다고 지지해준다.

다만, 사실을 애인에게 그대로 말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 간의 신뢰와 사랑이다.

그것이 바탕이 됐을 때 가족의 특정 환경을 넘어설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아버지의 범죄는 자기의 범죄가 아니니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나는 말한다.

-- 우리 사회에는 수용자 자녀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있는 것인가.

▲ 언론이나 TV 드라마가 범죄를 왜곡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살인은 계획적인 것도 있지만 우발적인 것이 더 많다.

부부싸움의 결과, 상대방이 병원에 가서 치료받다 숨지는 상해치사도 있다.

--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자녀 이야기가 드라마로 자주 나오는 것 같은데.
▲ 부모의 수감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독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자극적 내용보다는 좀 더 따듯한 이야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물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사회적인 노력으로 1명, 2명씩 서서히 바뀔 것으로 우리는 기대한다.

-- 정부가 사회적 안정성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한 가장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면, 잘못이 없는 가족들이 피해를 보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 국가의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다.

정책이라는 것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예산을 편성할 때는 정책적 우선순위가 있다.

아동복지 예산의 경우 미래에 대한 투자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본다.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아동복지 예산을 기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그와 관련한 법률이 만들어져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 그런 방향으로 국민의 돈을 투입하려면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부모의 범죄와 상관없이 아동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법에서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법률의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 중이다.

-- 대체로 사람들은 수용자 자녀를 돕는데 세금 쓰는 것을 싫어하나.

▲ 2022년 아동복지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 시민의 경우 수용자 자녀를 돕는데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매우 의향이 있다'가 13.2%, '의향이 약간 있다'가 61.2%였다.

세움의 레터 구독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더니 그 비율이 각각 64.4%, 32.7%였다.

수용자 자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사람들은 수용자 자녀들을 위해 세금을 투입하는 데 대해 훨씬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다.

-- 아기가 엄마와 함께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 수감된 이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거나 임신 중에 수감되는 여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수감됐을 때 아기를 낳게 된다.

교도소 안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아니다.

병원으로 옮겨져서 출산한다.

-- 2020년 4월7일 법원은 수용자의 모성보호를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고 하는데.
▲ 한 미혼모가 어떤 사건에 연루돼 재판받았다.

그 엄마는 법정 구속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갓난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판사는 놀라운 판결을 했다.

엄마가 아기를 키우기에 적합한 교도소를 찾을 수 있도록 1주일의 시간을 준다는 것이었다.

즉각적인 법정구속을 연기해준 것이었다.

그 엄마는 전국의 교도소들을 알아보고는 아기와 함께 청주 여자교도소로 갔다.

-- 교도소 내부가 아기를 키울 여건이 되나.

▲ 청주여자교도소에 아기를 키울 수 있는 방이 3개 있다.

그러나 일반 교도소와 차이가 별로 없다.

교도소 앞에 놀이방 같은 것이 있을 뿐이다.

올해 천안에 개방 여자교도소가 생겼다.

1인 1실이고, 엄마는 아기와 함께 지내기에 일반 가정집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리는 지난해 여름에 이 교도소에 찾아가 에어컨을 설치해줬다.

-- 아기는 몇살까지 교도소에 있을 수 있나.

▲ 18개월까지는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다.

-- 왜 18개월로 정해졌나.

▲ 아동학자들에 따르면 아기가 성장한 뒤에 되돌아봤을 때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생후 18개월 이후라고 한다.

-- 아이에게 교도소에 있었던 일이 기억에 남는 것을 경계하는 것인가.

▲ 그렇다.

외국에서는 36개월까지 허용하기도 한다.

대만은 아이가 교도소 밖의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낮에는 어린이집에서 생활하고, 저녁에 교도소의 엄마한테 돌아온다.

어린이집의 버스가 오전에 교도소에 와서 아이를 데려가고, 오후에는 다시 데려온다.

-- 개방교도소의 개방이란 의미는.
▲ 방의 철창이 없다.

-- 수용자들이 이방 저방 돌아다니며 수다도 떤다는 의미인가.

▲ 내부 규율이 있다.

낮에는 노동해야 하니 그럴 수 없다.

밤에는 폐방 시간이 있다.

그러니 이방 저방을 돌아다니는 일은 없을 것 같다.

-- 개방교도소 안은 어떻게 돼 있나.

▲ 천안 여자개방교도소의 경우 대학교 기숙사처럼 1실에 침대가 4개 있다.

화장대와 거울도 있다.

아이를 키우는 수용자는 아이와 함께 1인실 방을 사용한다.

-- 여성들은 어떤 범죄로 수감되나.

▲ 교도소 수용자의 10%가 여성이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는 여성들이 꽤 있다.

마약 운반을 하다 체포되는 경우도 있다.

-- 범죄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에서도 양성평등이 안 된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여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사람들은 '여자가 얼마나 독했으면 죄를 지었을까"라면서 손가락질한다.

남자 수용자에게는 "남자가 얼마나 독하면 그런 죄를 지었을까"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남자가 수감됐을 때 이혼당할 확률은 50%이지만 여자가 수감됐을 때는 그 확률이 70∼80%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 남편이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부인이 이혼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세움의 활동을 하다 보면 수용자의 부인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다.

이모 또는 언니 같은 위치에서 대화하다 보면 속상하고 화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그런 사람과 왜 이혼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이 모두 남편을 비난해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한다.

아이의 아빠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 친정 식구들이 이혼하라고 하지 않을까.

▲ 친정의 부모나 형제들이 이혼을 종용하는 경우가 꽤 있다.

그래서 당사자는 이혼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남편이 지방이나 외국에 나갔다고 속이기도 한다.

--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은.
▲ 특별한 것은 없다.

다만, 하루하루를 감사하면서 세움에 연결된 아이들을 정성스럽게 만나고 싶다.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수용자 자녀 역시 대한민국의 소중한 아이들이다.

'당신의 아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라는 것이 세움의 메시지다.

다른 눈으로 보기보다는 우리의 아이들로 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수용자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해야 우리의 미래가 밝아진다.

(취재지원 김수지 인턴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