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우크라, 전쟁 길어지면 버티기 어렵다"
우크라 총사령관 "전선 교착…1차대전식 참호전으로 흐를 위험"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어느덧 20개월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1차대전 방식의 참호전으로 흐를 위험이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 양측 모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최근의 전황을 거론하며 "이제 전쟁은 정적이고 소모적으로 싸우는 '진지전'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진지전은 튼튼하게 구축한 진지를 기본 방어 거점으로 삼아 쳐들어오는 적과 벌이는 싸움을 일컫는 군사 용어로 1차대전 때의 참호전은 진지전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우크라 총사령관 "전선 교착…1차대전식 참호전으로 흐를 위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수개월간 동부와 남부 등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반격에 나섰지만 진군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주변에서 이어진 10개월 동안의 전투에서 고작 협소한 면적을 빼앗는 데 그쳐 전선 교착 국면이 두드러진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이런 교착 상태가 러시아가 전력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소모적인 참호전의 가장 큰 위험은 전쟁이 수년 동안 지리하게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라는 국가를 약화시킬 것이란 점"이라 "(참호전으로 전개된)1차대전 때에도 제국 4곳이 붕괴했고,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이 오래 지속되면 우크라이나에 비해 인구는 3배 많고, 경제 규모는 10배 큰 러시아가 결국 유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러시아는 가장 값싼 자원이 사람 목숨인 곳"이라며 "당장은 우크라이나도 충분한 병력을 지니고 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거 중국이 화약을 발명해 전쟁의 판도를 바꾼 것과 같은 혁명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가 전투기를 필요로 한다고 호소하면서 서방이 지원을 약속한 F-16 전투기가 당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까지는 드론 능력을 향상시키고, 지뢰를 제거하기 위한 현대적인 장비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화약'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발견해 이를 재빨리 숙지하고 빠른 승리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조만간 우리에겐 전투를 할만한 사람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