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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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벤처투자시장에 '반짝' 훈풍이 풀었다. 하지만 '벤처 붐'이 불던 2021년에 비하면 투자액이 한참 못 미치는 데다가 신규 펀드 결성액도 지난해 대비 줄어 투자 '혹한기'는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집행된 신규 벤처투자액은 1조44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2분기와 비교하면 8.6% 늘어났다. 다만 1~3분기 누적으로 보면 벤처투자액은 3조6952억원으로 지난해 1~3분기(5조4372억원)보다 32% 낮다. 한창 시장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엔 3분기에만 2조1863억원의 투자가 집행됐다.

3분기까지 새롭게 결성된 펀드는 184개, 약정액은 4조112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 275개 펀드가 새롭게 만들어졌고 7조2275억원의 약정액을 기록했다. 투자 비중을 업종별로 보면 ICT서비스가 26.8%로 가장 높았고, 바이오·의료가 17%로 뒤를 이었다. 이어 유통·서비스(12.2%), 전기·기계·장비(12.1%), 영상·공연·음반(8.5%) 순이었다.

다만 업종별 투자 비중 증가율을 따지면 전기·기계·장비, 화학·소재, ICT 제조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나 딥테크 업종이 성장세를 나타냈다. 시스템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망고부스트는 700억원대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반도체 설계 솔루션 회사 세미파이브도 700억원을 조달했다. 스마트팩토리 외관 검사 솔루션을 가진 세이지리서치는 155억원을 끌어모았다.

회수 비중은 인수합병(M&A)이 44.4%로 가장 높았다. 또 기업공개(IPO) 시장이 점차 활력을 되찾으면서 IPO를 통한 VC들의 투자금 회수 비중도 지난해 24.3%에서 올해 3분기까지 38.7%로 높아졌다. 2020년(38.9%) 이후 가장 높다. 올해 상장한 회사 77곳 중 절반 이상인 41곳에 VC가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벤처투자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거시 경제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악재까지 겹쳐서다. 장원열 카카오벤처스 수석은 "스타트업과 VC의 양극화가 지속되는 등 내년 투자 시장도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테크 업종에 대한 투자엔 시장의 관심이 크고 서비스 분야보다 긴 호흡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투자 비중이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