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평화 중재자 역할에 한계…피상적이거나 이기적 이유로 비칠 위험"
[이·팔 전쟁] BBC "중, 경제적 이익과 아랍계 지지 확보 목적으로 개입"
중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개입하는 배경은 중동 지역 석유 등 경제적 이해관계와 아랍 세계 지지 확보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BBC는 31일(현지시간) '중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원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하는 예상치 않던 전개가 나타났지만 여기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BBC는 중국이 각 주체와 비교적 균형적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중국이 진지하게 사태 해결을 꾀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립전쟁대학에서 중국 외교정책을 연구하는 돈 머피 교수는 "중국은 팔레스타인, 아랍, 튀르키예, 이란과 긍정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미국과 합심하면 이스라엘까지 모든 관계국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비상임 선임 연구원 조너선 풀턴은 "중국의 태도는 진지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사태 후 첫 성명에서 하마스 비난이나 이스라엘 방어권에 관한 언급 없이 깊은 실망만을 표해서 이스라엘을 분노케 했다.

이후 모든 국가는 자위권이 있다고 말했지만 한편으론 이스라엘의 행동이 자위권의 범위를 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은 마오쩌둥 시절에 민족해방을 지지하며 무기를 보내는 등 오랫동안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지지해왔다.

지금은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상당 규모 교역을 하지만 이번 전쟁 후에도 지도자들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필요성을 계속 언급해왔다.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민족주의 블로거들의 선동으로 온라인에서 반유대주의가 퍼지고 베이징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의 가족이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벌어지는 등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이스라엘에 관여하려고 할 때 좋은 모습이 아닐 수도 있는데 그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개입하는 이유는 첫 번째론 경제적 이해관계라고 BBC는 말했다.

중국은 석유 수입량의 절반을 걸프 지역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서도 중동 국가들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BBC는 또 중국이 미국의 리더십을 비판하고 중국 주도 질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는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평판을 높일 황금 같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머피 박사는 "중국의 팔레스타인 지지는 아랍국가,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 '글로벌 사우스'(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 북반구 저위도에 있는 개발도상국들) 많은 지역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그러나 중국의 개입이 피상적으로 보이거나, 더 나쁘게는 자국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중동 평화를 추구할 뿐이며 이기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고 세계를 설득하는 일은 과제라고 BBC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