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향유 공간 조성으로 성숙한 광장 문화 정착
시민 참여도 성공 요인…지자체·기관 벤치마킹 잇달아
격상된 순천만정원박람회, 생태도시 새모델 제시
정원박람회로 인한 전남 순천의 변화와 파생 효과는 뚜렷하다.

도심 한 가운데 조성된 오천그린광장은 휴식과 문화 향유 공간으로 자리 잡아 성숙한 광장 문화를 정착시켰다.

4차선 도로가 정원이 된 그린아일랜드는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생태도시의 면모를 보여줬다.

전국 500여개 지자체·기관단체·연구소가 순천의 변모해가는 모습을 배우려고 박람회를 찾았고 정치인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격상된 순천만정원박람회, 생태도시 새모델 제시
◇ 정원 도시 배우기 열풍
생태도시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원박람회는 대한민국 도시의 미래를 고민하는 수많은 지도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주요 지자체 관계자와 유력 정치인들이 앞다퉈 정원을 방문해 순천의 사례를 배우고자 했다.

순천이 만들어낸 정원도시 모델은 전국으로 확산해 벤치마킹 됐다.

순천을 다녀갔던 서울시는 최근 '정원도시, 서울'을 발표, 도시의 공간구조를 정원과 녹지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종시도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정원도시 조성에 나섰다.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하는 지자체는 20곳이 넘고 지방정원은 전국에 40여개가 조성 중이다.

박람회를 이끈 노관규 순천시장도 전국 지자체와 단체들로부터 특강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지난 8월 국가정원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해 학술적으로도 박람회가 지닌 도치가치를 인정받았다.

정원박람회를 관할하는 기구인 AIPH(국제원예생산자협회)는 9월 순천에서 총회를 열고 내년 봄 카타르 총회에서 순천의 노하우를 세계에 공유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격상된 순천만정원박람회, 생태도시 새모델 제시
◇ 정원 조성부터 탁월한 운영까지 '우리 손으로'
정원박람회는 유럽식 정원 설계 방식을 벗어나 우리 고유의 창조된 정원으로 호평받았다.

10년 전 박람회는 해외 사례를 모방하는 데 그쳤으나, 이번에는 별도의 총괄 가드너 없이 직접 우리 고유의 정원을 디자인했다.

교통체증, 안전사고, 잡상인, 바가지요금 없는 탁월한 운영시스템도 주목받았다.

최대 21만명의 관람객이 몰린 날에도 교통대란이 발생하지 않았던 바탕에는 최첨단 정보통신 장비를 활용한 스마트 관제시스템 구축, 넉넉한 주차장 확보, 시내버스 구간 조정, 셔틀버스 운행, 자발적인 차량 2부제 운행 등이 있었다.

지난 8월에는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의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부처 직원들이 박람회장을 찾기도 했다.

순천 시민들도 박람회 성공에 적극적으로 힘을 모았다.

자발적으로 20억원의 기부금을 모았고 4천여명이 자원봉사자·운영요원·해설사 등으로 나섰다.

도심 주요 도로가 통제됐지만, 불편을 감수하며 박람회 성공 개최를 도왔다.

노관규 시장은 29일 "박람회 인파는 지방소멸 시대, 새로운 경제 동력 창출로 도시를 새롭게 꾸려나갈 수 있는지 관심이 큰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며 "정원박람회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시장과 공직자, 시민의 합이 잘 맞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