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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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8월을 기점으로 '고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이 중단된 지난달 거래량이 14% 감소했는데, 이달 들어서는 거래량 집계 속도가 전달 대비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 부담에 최근 몇 달간 집값 반등으로 매수 여력이 줄면서 연말까지는 거래량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305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달(3846건) 대비 14% 가량 감소한 수치다. 매매계약 신고 기한은 한달인 만큼 지난달 거래량은 이달 말까지 집계가 이뤄진다. 매일 20~30건으로 집계에 따른 거래량 증가 속도가 둔화된 상태다. 이달 들어선 거래량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4일까지 집계된 거래량은 620건으로 신고가 해당 월말~다음달초에 몰린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달 최종 거래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거래량 감소세가 눈에 띈다. 서초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131건으로 8월(193건)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강남구도 동 기간 265건에서 184건으로 30% 가량 줄었다. 노원구(303→257건), 은평구(156→121건) 등도 지난달 거래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자치구 내에서 전반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연말까지 거래량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가격 기준으로도 직전 가격 대비 변동률이 감소세로 접어든 게 전국적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가 거래 비중도 저조한 만큼 그동안 거래량 증가세는 '급매 소진' 위주로 봐야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신고가 비중은 8.1%(1962건)으로 대부분(89.8%)은 일반거래(신고가·신저가 아닌 거래)로 집계됐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0년(45.2%)과 2021년(52.6%)에 비해 크게 못미친 수치다. 올해 신저가 거래는 2.1%(504건)로 나타났다. 함 랩장은 "신고가 거래 수치는 '거래 적극성'을 나타내는 비율인데 신고가가 나온다는 보도에는 상당한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입주·잔금완납 가구수/입주 대상 가구수)은 65.1%로 전월 대비 6.4%포인트 떨어졌다. 원인으로는 잔금대출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중이 8월 9.8%에서 지난달 21.3%로 크게 늘었다. 기존 주택 매각 지연(45.1%→36.2%), 세입자 미확보’(25.5%→25.5%) 등은 모두 감소했다.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과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9억→6억원 이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중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