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날 육회 먹고 몸무게 5㎏ 빠져 "앞으로 날음식 안 먹을 것"
전국체전 웃으며 마무리 "며칠 동안은 물에도 들어가지 않겠다"
[전국체전] '식중독 딛고 5관왕' 황선우 "푹 익힌 라면 먹고 싶어"
후쿠오카 수영 세계선수권대회(7월)를 시작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제104회 전남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는 "일단 소울푸드인 라면을 푹 익혀서 먹고 싶다"라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황선우는 19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수영 마지막 경기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5관왕에 오른 뒤 라면을 떠올리며 입맛을 다셨다.

큰 대회를 마친 선수들은 체중 관리 등의 이유로 그동안 멀리했던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황선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달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에도 라면을 먹으며 본인에게 '포상'을 내렸다.

이번엔 특이하게도 '푹 익힌' 라면을 꼽았다.

이유가 있었다.

[전국체전] '식중독 딛고 5관왕' 황선우 "푹 익힌 라면 먹고 싶어"
황선우는 전국체전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소속팀 동료들과 목포 시내 식당을 찾았다가 육회를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

평소 날음식을 먹지 않지만, 주변 사람이 건넨 육회 한 접시가 문제가 됐다.

황선우는 발열과 배탈 증세에 시달려 이틀 만에 몸무게 약 5㎏이 빠지기도 했다.

황선우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있는 힘을 짜내 출전한 5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 모두 힘들었다"라며 "최악의 상황에서 목표한 5관왕을 달성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황선우는 "앞으로는 날음식을 먹지 않을 것"이라며 "라면도 푹 익혀서 먹을 것"이라고 했다.

식중독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황선우는 4∼5일 정도 훈련하지 않고 회복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그는 "며칠 동안은 물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최악의 여건 속에서 5관왕을 차지한 황선우는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는 "2년 전에도 5관왕을 차지했지만, 그때와는 느낌이 또 다르다"라며 "특히 일반부 5관왕을 차지해 더 기쁘다"라고 말했다.

황선우는 서울체고에 재학 중이었던 2021년 전국체전에서 5관왕에 올라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9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고등부 대회로 축소 운영된 탓에 '반쪽짜리 대회'라는 지적이 있었다.

황선우는 일반부 소속으로 처음 출전한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4관왕으로 대회 MVP에 올랐고, 올해엔 일반부 개인 첫 5관왕을 달성하며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올랐다.

[전국체전] '식중독 딛고 5관왕' 황선우 "푹 익힌 라면 먹고 싶어"
황선우가 올해에도 MVP를 받으면 전국체전 사상 첫 3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안게 된다.

그는 "최초 기록은 한 사람만 세울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만큼 꼭 타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 MVP는 기자단 투표로 이뤄지고, 19일 오후에 주인공이 발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