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이 핵심 물류 자회사를 매각해 태영건설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해 태영건설의 사업 부실 우려가 커지자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18일 태영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 TY홀딩스는 그룹 내 물류사업 회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인수의향자와 구체적 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으며, 실사 등 형식적인 절차만 남았다는 설명이다.

1975년 설립된 태영인더스트리는 울산과 경기 평택을 거점으로 영업 중인 태영그룹 내 ‘알짜 계열사’다. 곡물 싸이로, 액체화물 탱크터미널 운영, 물류 사업 등을 수행하며 1990년 이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 394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자기자본)는 1319억원이다.

TY홀딩스 관계자는 “매각대금은 전적으로 태영건설 유동성 해소를 위한 자금 지원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추가적인 우량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별도로 태영그룹 대주주도 사재 출연을 준비 중이고, 골프장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태영건설이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제기됐다. 작년부터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PF 대출 시장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은 자체 사업 비중이 높아 PF에 노출된 금액도 상대적으로 많다. 올 상반기 매출 1조6430억원 중 자체 사업 매출은 4879억원으로, 전체의 27%에 달했다. 올 6월 말 기준 본PF와 분양이 완료된 사업장을 제외한 PF 우발채무 잔액은 약 2조5000억원(착공사업장 1조4000억원, 미착공사업장 1조1000억원)이다.

태영그룹은 지난달에도 입장문을 내고 “그룹 차원의 지원과 PF 구조 개편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우철식 태영건설 사장은 선임 9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태영건설은 당분간 후임 인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