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만난 시진핑 ‘화기애애’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환영식에서 만나 미소 지으며 대화하고 있다. 두 정상은 18일 회담을 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분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 푸틴 만난 시진핑 ‘화기애애’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환영식에서 만나 미소 지으며 대화하고 있다. 두 정상은 18일 회담을 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분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대외 확장 전략인 ‘일대일로’(육로·해상 실크로드) 사업 10주년을 맞아 17~18일 양일간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정상포럼이 개최된다. 중국은 세계 140여 개 국가를 초청한 이번 포럼을 통해 대대적인 세력 과시에 나서고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와 유럽·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를 육·해상으로 잇는 신(新)실크로드 사업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과 단순 경제협력을 넘어 경제 공동체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정상포럼은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아 중국이 그동안의 성과를 자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의 대(對)중국 견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그동안 공을 들인 우호국과 함께 대대적인 세 과시를 한다는 측면도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정상포럼에는 140개 국가와 30개 국제기구에서 4000여 명이 참여한다. 공식 초청을 받지 못한 한국은 별도의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대신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을 파견했다. 중국이 힘을 쏟은 큰 행사에 장관급을 파견해 한·중 관계 복원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8일 정상회담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러시아에 머물던 푸틴 대통령은 17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양국 정상은 미국 견제에 대한 중·러의 공조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 등 국영 석유기업 수장들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방중한 점에 비춰 양국의 천연가스 거래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헝가리·칠레·에티오피아·카자흐스탄 등 주요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일대일로’가 양국 발전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 등은 중국에서 모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특히 시 주석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중국은 외부 세력이 중앙아시아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서방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시 주석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는 “헝가리는 오랫동안 대중 우호 정책을 고수하고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중국과 중·동유럽 국가 간 협력은 양국 국가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에 대해 확고하게 지지하자”고 말했다. 중국이 말하는 핵심 이익은 주로 대만과 관련된 것을 의미한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