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사진=AFP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진입을 앞두고 국제 유가가 6% 가까이 올라 90달러를 넘어섰다. 금과 미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15일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곧 육·해·공군 입체 작전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현재 남아있는 주민들을 상대로 “오후 1시까지 가자시티를 떠나라”며 3시간의 대피 시간을 더 주겠다고 통보했다. 가자지구 접경에 병력을 집결시킨 이스라엘은 대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하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인도적 우려와 기상 악화 등으로 개전을 일시적으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소개령을 내린 이후에도 공군의 폭격은 계속됐고,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주민 2329명이 사망하고 9042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3시간 내 가자 떠나라" 이스라엘 통보…국제유가 90달러 돌파
이스라엘군이 지난 13일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전원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공표하자 국제 유가와 안전자산 가격은 급등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보다 5.7% 급등해 배럴당 90.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분쟁이 시작된 후 일주일간 7.5% 상승해 지난 2월 이후 최대 주간 오름폭을 기록했다. 같은날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물도 5.9% 급등해 배럴당 87.7달러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금융시장에서도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082%포인트 하락한 4.629%로 장을 마감했다. 금 현물 가격도 3.2%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1928.99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3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시가전이 본격화하면 유가가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쟁이 확대되면 이란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조 델라라 라보뱅크의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번 분기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란이 나설 경우 미국의 이란의 석유 수출 제재를 강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직접 공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이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경우 아시아 지역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