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무역장벽 해소할 수열발전·수상 태양광 기술 주목
댐 거동 탐지에 디지털 물관리 기술 적용…"기후 위기 대응"

[※ 편집자 주 = 강원 춘천에 소양강댐이 지어진 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끈 주역으로 불렸던 소양강댐은 이제 '호반의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합뉴스는 15일 소양강댐 50주년을 맞아 댐 건설의 성과와 과제, 신재생에너지로서의 미래를 조명하는 두 편의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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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돌 맞은 소양강댐] ② 찬 심층수 활용해 차세대 수열에너지로
소양강댐 본체 오른쪽에는 발전 용량 10만㎾(킬로와트)급 규모 발전기 2대가 설치돼 있다.

1985년 준공한 충주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력발전소로서, 두 댐의 발전 용량(60만㎾)은 국내 전체 수력발전의 60%를 차지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되지만, 그동안 큰 댐을 이용한 수력발전은 자연생태 하천의 단절 등 문제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했다.

5㎽(메가와트) 초과 수력, 즉 대수력이 국제 사회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 수단으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소양강 수력은 지난해 6월 국내 대수력 가운데 처음으로 REC(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음을 증명하는 인증서)를 발급받았다.

[50돌 맞은 소양강댐] ② 찬 심층수 활용해 차세대 수열에너지로
한국수자원공사는 소양강댐을 이용한 '수열발전' 기술을 차세대 에너지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수력발전이 물 낙차에 의한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라면 수열발전은 물 온도의 차이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한여름에도 태양열의 영향을 받지 않아 영상 7도를 유지하는 소양강댐 심층수를 끌어올려 바깥 온도와의 차이를 이용, 냉방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공사는 소양강댐 인근 춘천시 동면에 81만6천㎡ 규모로 강원도와 함께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 집적단지를 구축, 센터에서 나온 열에 의해 데워진 댐 심층수를 이용해 난방을 가동하고 스마트팜 등으로 다시 보내 재활용해 사용할 수 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심층수를 이용해 데이터센터의 열을 냉각할 수 있어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는 2027년 클러스터 준공을 목표로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해 30년간 수열에너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46만2천㎡ 면적의 건물을 냉난방할 수 있는 1만6천500RT(냉동톤·0도의 물 1t을 하루 동안 0도의 얼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으로, 1RT는 28㎡ 냉난방 능력) 규모로 지어진다.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운영을 통해 연간 70억원의 가스비를 절감하고 연간 13t의 미세먼지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0돌 맞은 소양강댐] ② 찬 심층수 활용해 차세대 수열에너지로
안주현 공사 수변사업부 차장은 "춘천은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국내 최대 규모 소양강댐이 있어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짓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며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5배가 넘는 220㎿(메가와트)의 전기를 공급하는 국내 최초의 데이터 센터 집적단지로서 지역 경제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댐 위에 설치하는 수상 태양광도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신재생에너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상 태양광은 태양광 모듈을 댐과 저수지 등 유휴 수면에 설치하는 친환경 발전시설이다.

산림을 훼손하지 않고 설비를 설치할 수 있으며, 수면 위 냉각 효과로 인해 육상 태양광 대비 발전량이 5%가량 높다.

공사는 2020년부터 소양강댐 양구 지역에 수상 태양광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달 준공한 뒤 상업 발전 개시를 앞두고 있다.

[50돌 맞은 소양강댐] ② 찬 심층수 활용해 차세대 수열에너지로
소양강댐은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해 수재해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984년 태풍 '준'의 영향으로 소양강댐에 9월 1∼2일 이틀 동안 400㎜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을 때 당시 물이 계획 홍수위(198m)까지 차오르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류 지역을 뛰어다니며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리는 한편 유입량과 방류량을 계산해 현장 실무자 판단으로 수문 방류를 결정, 계획 홍수위에서 21㎝를 남기고 가까스로 수위를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디지털 트윈 기술(현실 세계의 기계, 장비, 사물 등을 가상 세계에 구현한 것)을 물 관리에 적용, 스마트 홍수 관리를 하고 있다.

항공·수중 드론 기반 안전 점검, 위치기반 시스템(GPS) 기반 실시간 계측장비, 지진·홍수에 대비한 디지털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댐의 거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도균 공사 운영부장은 "보조 여수로를 추가로 설치하고 비상 방류 터널을 확대하는 등 댐의 홍수 조절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며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기후 위기 시대에 발맞춰 치수 업무를 과학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50돌 맞은 소양강댐] ② 찬 심층수 활용해 차세대 수열에너지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