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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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셀의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일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의 지적으로 공모가를 소폭 낮췄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로셀은 11월 중순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은 10월 20~26일 실시, 공모가액 확정공고는 10월 30일이다. 공모희망가액은 2만9800~3만3500원으로, 시가총액 범위는 희망공모가액 기준 4052억~4555억원 수준이다.

큐로셀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개발사다. 혈액암의 일종인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 CAR-T 후보물질인 안발셀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2024년 하반기 품목허가 신청, 2025년 출시가 목표다.

시장에서 큐로셀의 이번 밸류에이션 책정이 고평가라고 본 배경은 세 가지다. 우선 경쟁사 앱클론의 기업가치다. 앱클론은 국내 상장사 중 유일한 CAR-T 개발사이며, 이날 기준 시가총액 2100억원을 횡보하고 있다. 큐로셀이 앱클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는 매출 추정치의 근거다. 현재 국내 허가를 받은 CAR-T는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유일하다. 킴리아는 2021년 3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25세 이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pALL) 등으로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다.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제인 CAR-T는 인체세포 등 정부의 관리업 허가를 받은 센터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2021년 4월), 서울대병원(2021년 12월), 서울성모병원(2022년 3월), 세브란스병원(2022년 4월), 서울아산병원(2022년 8월) 등 암환자가 많이 몰리는 국내 빅5 병원부터 CAR-T 치료를 개시했다. 이후 고대안암병원(2023년 9월), 울산대병원(2023년 9월)가 도입했다.

킴리아는 국내에서 1회 투여 비용이 3억6000만원이다. 지난해 4월 요양급여가 적용돼 환자부담금이 598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 1년 2개월(2022년 4월~2023년 6월) 킴리아를 투약한 환자가 146명(소아 백혈병 21명,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 125명)이다. 즉 국내 킴리아의 최근 연매출은 525억6000만원 수준이다.

큐로셀은 킴리아와 같은 적응증 DLBCL만으로 안발셀 연매출을 2025년 144억원, 2026년 1141억원, 2027년 1500억원으로 추정했다. 안발셀 가격 책정은 킴리아와 동일한 3억6000만원으로 계산했다. 2025년 5월 품목허가 완료, 최초 매출 발생 시점은 2025년 하반기, 본격적인 매출 성장 시현은 2026년 이후를 전망했다.

반면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2020년 국내 연간 DLBCL 환자는 연평균 4.95% 증가했다. 국내 유일한 CAR-T 킴리아의 연매출 525억원이 매년 최대 10%씩 증가를 가정해도 2026년 700억원을 넘기 힘들다.

앱클론의 품목허가 변수도 넣지 않았다. 앱클론은 DLBCL을 적응증으로 자체 개발 CAR-T 후보물질 AT101의 임상 1/2상 중이다. 2025년 하반기 품목허가가 목표다. 하지만 큐로셀은 국내 CAR-T 점유율 2026년 55.1%, 2027년 69.1%, 2028년 70.0%를 적용했다.

세 번째는 피어그룹(Peer group)선정이다. 피어그룹은 같은 산업내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의미한다. 큐로셀은 밸류에이션 추정을 위해 동아에스티(시총 5410억원), HK이노엔(1조1870억원), JW중외제약(8152억원), 삼진제약(3051억원), 바이넥스(2544억원)를 선정했다.

하지만 5개 회사들의 핵심 밸류에이션은 세포치료제 또는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아니다. 이미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다양한 제약사업에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2.3배다.

지난해 동아에스티의 매출 6358억원, 영업이익 325억원, HK이노엔의 매출 8465억원, 영업이익 525억원, JW중외제약 매출 6844억원, 영업이익 644억원, 삼진제약 매출 2742억원, 영업이익 234억원, 바이넥스 매출 1567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올렸다.

국내 상장사 중 유일하게 CAR-T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앱클론은 피어그룹에서 제외됐다. 앱클론의 지난해 매출 30억원, 영업손실 87억원을 기록했다. PER은 2020년 -81.6배, 2021년 -26.4배, 2022년 -21.2배다.

공모가 선정과 관련해 큐로셀 관계자는 “킴리아는 지난해 4월 보험 급여가 적용됐지만 국내 병원들이 CAR-T 시설 구비를 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실질적인 수요가 반영되지 않은 매출이다”고 말했다. 이어 “큐로셀 안발셀은 이런 준비와 무관하게 판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관사는 유사회사 선정에 있어 큐로셀이 영위하는 항암신약 연구개발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를 기준으로 비교하고자 한국표준산업분류 상 의약용 화합물 및 항생물질 제조업, 생물학적 제재 제조업, 완제 의약품 제조업, 의료용품 및 기타 의약 관련제품 제조업,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에 속한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 상장회사를 모집단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안발셀 임상 마지막 환자 투약을 진행하는 등 2상을 성공리에 마무리 중이다”며 “국내 허가에 대한 가능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국내 시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기반한 내용이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9시 8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