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이 1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주하고 있다. 왼쪽부터 볼프람 브란들(제1 바이올린), 리판 주(제2 바이올린), 유스트 카이저(비올라), 클라우디우스 포프(첼로). 이건그룹 제공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이 1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주하고 있다. 왼쪽부터 볼프람 브란들(제1 바이올린), 리판 주(제2 바이올린), 유스트 카이저(비올라), 클라우디우스 포프(첼로). 이건그룹 제공
1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450년 역사의 독일 명문 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서 현악기 수석을 맡는 연주자들이 차례로 나왔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를 각각 든 이들은 우아한 음색, 명료한 테크닉, 강렬한 표현력으로 드보르자크 ‘사이프러스’의 다채로운 악상을 표현해냈다.

곧이어 한국인에게 친숙한 선율이 흘렀다. 밀양 아리랑 전설 속 주인공 아랑 윤정옥(尹貞玉)의 삶을 현악 4중주곡으로 재해석한 김다연의 '윤정옥 아리랑'이었다.

볼프람 브란들(제1 바이올린), 리판 주(제2 바이올린), 유스트 카이저(비올라), 클라우디우스 포프(첼로)로 구성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이 한국을 찾았다. 1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광주·대구·부산·인천 등에서 열리는 이건음악회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다. 건축자재기업 이건그룹을 세운 고(故) 박영주 회장이 1990년 시작한 이건음악회는 기업이 여는 무료 클래식 공연 중 가장 오래된 음악회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이 1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주하고 있다. 왼쪽부터 볼프람 브란들(제1 바이올린), 리판 주(제2 바이올린), 유스트 카이저(비올라), 클라우디우스 포프(첼로). 이건그룹 제공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이 1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주하고 있다. 왼쪽부터 볼프람 브란들(제1 바이올린), 리판 주(제2 바이올린), 유스트 카이저(비올라), 클라우디우스 포프(첼로). 이건그룹 제공
이번 공연에선 이건음악회 아리랑 편곡 공모전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윤정옥 아리랑’이 앙코르곡으로 연주된다. 제1 바이올린을 맡은 브란들은 “아리랑이 한국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민요라는 걸 알고 있다”며 “이런 곡을 우리만의 색채와 해석으로 연주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첼리스트 포프는 "아리랑을 연주하는 데 책임감을 느낀다"며 "작품이 가진 문화적 중요성과 전통을 알게 되면서 더욱 잘 연주해야겠다는 사명을 갖게 됐다"고 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은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도로 10년 전 첫 호흡을 맞춘 악단이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드뷔시 현악 4중주 g단조와 하이든 현악 4중주 f단조, 슈베르트 현악 5중주 C장조를 차례로 들려준다.

브란들은 "처음 연주할 작품은 드뷔시가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던 때 작곡한 곡으로 신비로우면서도 묵직한 선율을 담고 있다. 특색 있는 색채를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중하면서도 어두운 색채가 만연한 하이든 현악 4중주 f단조는 올해 별세한 고 박영주 회장을 기리는 뜻에서 준비한 곡"이라며 "아름답고도 유려한 선율선이 더욱 선명히 전달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