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1일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공실률 상승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평가손실이 이어지고 있고 주식 관련 자산 수익성 개선도 더디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9500원에서 8500원으로 내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이날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지배순이익은 1016억원으로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32% 밑돌 전망"이라며 "기존 순이익 추정치인 1587억원 대비로는 36%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백 연구원은 "지난달 들어 금리 상승이 집중되면서 채권운용 실적이 당초 기대보다 부진했다"며 "해외 상업용부동산 익스포저와 CJ CGV 전환사채 등 각종 투자자산들의 평가손실이 이번 분기에도 반영됐다. 이에 3분기 운용손익은 90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위탁매매 수수료는 166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4% 개선됐을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외 주식시장 약정대금 증가에 따른 수혜다.그는 "다만 하반기 해외주식 관련 프로모션 강화로 해외물보다는 국내물 위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편 이자손익은 1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개선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70% 줄어든 수치"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지속되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평가손실에 더해, 투자목적자산 관련 손익 회복이 이연될 점도 부정적"이라면서도 "향후 관건은 내년 초 발표가 예상되는 3개년 주주환원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주주환원율은 32.9%고 이 중 자사주 소각 비중은 41%였는데, 전체 주주환원율과 자사주 소각 비중 모두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 자기자본이 올해 4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적극적인 해외법인 확장 및 현지 금융회사들에 대한 인수합병(M&A)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은 더 적극적인 해외투자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20년 만에 자기자본 600배로미래에셋그룹은 2003년 자산운용사로 홍콩시장에 진출한 뒤 이듬해 미래에셋증권 자기자본 500만달러를 들여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년이 흘러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 자기자본은 올해 상반기 기준 4조원(약 30억달러)을 넘어섰다. 이 기간 약 600배 성장한 셈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영국 등 10개국에 진출한 상태다.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018년 4월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로 취임한 뒤 해외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 결과 2017년 660억원이던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다음해인 2018년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금도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최초로 아시아 외 선진국에서 현지 금융사(영국 GHCO)를 인수하는 등 해외사업을 늘리며 6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지난해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약 4468억원이었다. 그룹 전체 세전이익인 1조9653억원의 22.7%다. 해외 비중을 절반까지 높이겠다는 게 미래에셋그룹의 계획이다.박 회장이 “해외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라”는 지시를 꾸준히 내릴 만큼 그룹 전체가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내 시장의 위험이 곧바로 고객과 회사로 전가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회장은 최근에는 경쟁력을 보이는 해외 인공지능(AI) 및 로보어드바이저 금융업체들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지 특성화 전략 통했다”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각 지역군에 특화된 해외 진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인의 직접 진출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는 온라인 계좌 개설,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을 도입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기준 인도네시아 주식 거래 점유율 8.15%로 전체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온라인 계좌 개설 서비스를 도입하고 디지털 마케팅을 늘리는 것이 통했다는 평가다. 전체 증권사 중 주식거래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다.영국 등 한국보다 금융시스템이 앞선 국가에서는 현지 법인을 직접 인수해 진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국내 사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고객예탁자산은 지난 7월 말 기준 약 42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 예탁자산 약 351조원 대비 7개월 만에 6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국내주식은 물론 해외주식, 연금자산 등이 골고루 늘어났다.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 수도 2만 명을 돌파했다.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올해 국내 증시는 2차전지, 초전도체 등테마주 열풍에 들썩였다. 단기간에 적게는 수십 퍼센트(%)에서 많게는 몇 배의 수익이 나는 시장 경험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장현구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광화문 이사는 이럴 때 일수록 높아져 있는 눈높이를 다소 낮추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종목과 포트폴리오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기대수익률을 추구하다 보면 포트폴리오의 쏠림과 그에 따른 투자의 균형이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아는 것에 투자하라"…피터 린치 투자원칙 참고장 이사는 2007년 미래에셋증권에 공채로 입사했다. 이후 15년간 쭉 프라이빗 뱅커(PB)로 근무한 투자 전문가다. 부천, 노원 지점 등을 거쳐 현재는 광화문에서 고객 자산관리를 담당하고 있다.광화문센터의 경우 과거 전통적인 자산가들이 거주하는 성북동, 평창동, 신문로 중심의 고객들이 꽤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퇴직연금을 기반으로 한 인근 대기업들의 임직원들이 주요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게 장 이사의 설명이다.그는 "대기업 임직원의 경우 전통 자산가들보다는 공격적인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한 장기 투자 형태를 많이 보이고 있다"며 "엔비디아, 테슬라 등 최근 이슈에 부합하는 장기 성장성이 높은 종목들에 직접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장 이사는 고객과 투자 방향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 또한 단순히 자산을 맡겨놓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분석을 잘하고 시장을 이해한다고 해도 투자를 하자마자 바로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작년 같은 경우는 여러 요인들로 손실구간에서 오래 머물렀는데, 고객과 투자의 방향을 공유하면서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장 이사는 자신만의 투자 원칙으로 피터 린치의 투자 원칙을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아는 것에 투자하라 △기업에 대해 공부하라 △저평가된 기업을 사라 △수익 중인 주식을 가지고 있고 손실 중인 주식을 팔아라 등이다.그는 "본인이 이해한 기업과 업종에 충실해야 좋은 투자 기회를 파악할 수 있다"며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승자독식의 원칙이 더 적용되기에 승자를 고수하고 패자를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혁신과 변화 주도하는 업종 주목해야…자산배분 중요"장 이사는 눈여겨 봐야 할 투자처로 세계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업종이면서 수익성이 뒷받침될 수 있는 분야를 꼽았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엔비디아를 제시했다. 그는 "몇 년 간 인공지능(AI)에 대해 꿈만 꾸던 세상이 챗GPT 출현과 동시에 급격하게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고 그 중심에 엔비디아가 서 있다"며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을 보면 수익성도 크게 좋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대체제가 없기에 여전히 상승 여력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장 이사는 AI, 빅데이터, 반도체, 차세대모빌리티, 바이오테크 등 초대형 우량주를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TIGER 글로벌 혁신블루칩 톱(top)10 ETF'를 추천했다. 블루칩 기업이란 건전한 재무구조, 안정성, 수익성을 갖춘 초대형 우량주를 의미한다. 이들은 업종별 시가총액 상위기업 등으로 강세장에서는 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약세장에서는 변동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장 이사는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확산돼 유럽, 중국의 경기둔화가 미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고용부문의 둔화가 조금씩 선명해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장 이사는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둔화, 일자리 증가세 둔화에 Fed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이 커진 것은 주식 및 채권 모두에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주식이 전체적으로 좋기는 어렵고 글로벌 경기 둔화 확산 가능성에 빅테크 제외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보수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국내 증시는 수출 부진 지속에 따라 모멘텀은 제한적이나 그 중에서 반도체와 산업재는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게 장 이사의 분석이다.그는 "하반기는 무엇보다 자산 배분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주식 40%, 채권 40%, 현금성자산 20%의 비중으로 자산 배분 후 주식 조정 시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