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구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광화문 이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장현구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광화문 이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올해 국내 증시는 2차전지, 초전도체 등테마주 열풍에 들썩였다. 단기간에 적게는 수십 퍼센트(%)에서 많게는 몇 배의 수익이 나는 시장 경험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장현구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광화문 이사는 이럴 때 일수록 높아져 있는 눈높이를 다소 낮추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종목과 포트폴리오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기대수익률을 추구하다 보면 포트폴리오의 쏠림과 그에 따른 투자의 균형이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아는 것에 투자하라"…피터 린치 투자원칙 참고


장 이사는 2007년 미래에셋증권에 공채로 입사했다. 이후 15년간 쭉 프라이빗 뱅커(PB)로 근무한 투자 전문가다. 부천, 노원 지점 등을 거쳐 현재는 광화문에서 고객 자산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광화문센터의 경우 과거 전통적인 자산가들이 거주하는 성북동, 평창동, 신문로 중심의 고객들이 꽤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퇴직연금을 기반으로 한 인근 대기업들의 임직원들이 주요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게 장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대기업 임직원의 경우 전통 자산가들보다는 공격적인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한 장기 투자 형태를 많이 보이고 있다"며 "엔비디아, 테슬라 등 최근 이슈에 부합하는 장기 성장성이 높은 종목들에 직접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고객과 투자 방향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 또한 단순히 자산을 맡겨놓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분석을 잘하고 시장을 이해한다고 해도 투자를 하자마자 바로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작년 같은 경우는 여러 요인들로 손실구간에서 오래 머물렀는데, 고객과 투자의 방향을 공유하면서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장 이사는 자신만의 투자 원칙으로 피터 린치의 투자 원칙을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아는 것에 투자하라 △기업에 대해 공부하라 △저평가된 기업을 사라 △수익 중인 주식을 가지고 있고 손실 중인 주식을 팔아라 등이다.

그는 "본인이 이해한 기업과 업종에 충실해야 좋은 투자 기회를 파악할 수 있다"며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승자독식의 원칙이 더 적용되기에 승자를 고수하고 패자를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혁신과 변화 주도하는 업종 주목해야…자산배분 중요"

장현구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광화문 이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장현구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광화문 이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장 이사는 눈여겨 봐야 할 투자처로 세계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업종이면서 수익성이 뒷받침될 수 있는 분야를 꼽았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엔비디아를 제시했다. 그는 "몇 년 간 인공지능(AI)에 대해 꿈만 꾸던 세상이 챗GPT 출현과 동시에 급격하게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고 그 중심에 엔비디아가 서 있다"며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을 보면 수익성도 크게 좋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대체제가 없기에 여전히 상승 여력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AI, 빅데이터, 반도체, 차세대모빌리티, 바이오테크 등 초대형 우량주를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TIGER 글로벌 혁신블루칩 톱(top)10 ETF'를 추천했다. 블루칩 기업이란 건전한 재무구조, 안정성, 수익성을 갖춘 초대형 우량주를 의미한다. 이들은 업종별 시가총액 상위기업 등으로 강세장에서는 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약세장에서는 변동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장 이사는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확산돼 유럽, 중국의 경기둔화가 미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고용부문의 둔화가 조금씩 선명해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이사는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둔화, 일자리 증가세 둔화에 Fed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이 커진 것은 주식 및 채권 모두에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주식이 전체적으로 좋기는 어렵고 글로벌 경기 둔화 확산 가능성에 빅테크 제외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보수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수출 부진 지속에 따라 모멘텀은 제한적이나 그 중에서 반도체와 산업재는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게 장 이사의 분석이다.

그는 "하반기는 무엇보다 자산 배분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주식 40%, 채권 40%, 현금성자산 20%의 비중으로 자산 배분 후 주식 조정 시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