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문건, 박 대령 거짓말쟁이로 매도…형사고발 검토"
군인권센터 "박정훈 대령 기소는 자충수…수사 외압 밝혀질 것"
'채모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항명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데 대해 군인권센터는 10일 "재판으로 밝혀질 진실은 수사 외압의 전모"라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오전 박 대령 변호인단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기소는 자충수"라며 "재판이 시작되고 증인들의 증언과 증거가 국민 앞에 공개되기 시작하면 사건의 본질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소장은 "국방부가 재판대에 세운 것은 박 대령이지만 법정에서 심판받을 대상은 수사 외압의 장본인들"이라며 "일생을 군인으로 살아온 박 대령이 군복을 벗을 각오로 보직을 걸고 항명할 이유가 없다는 데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 역시 "박 대령을 기소한 것을 기소권 남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기소 내용은 여러 객관적 사실에 명백히 반할 뿐 아니라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월2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인정한 사실,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군검찰 스스로 주장한 사실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에 속한 하주희 변호사는 "전시가 아닌 일반적 상황, 군의 수사권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행정 처리와 관련한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전 수사단장을 군형법상 항명죄로 처벌하려는 시도는 매우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 "박정훈 대령 기소는 자충수…수사 외압 밝혀질 것"
센터와 변호인단은 또 최근 외부로 유출된 국방부 국방정책실의 '해병대 순직 사고 조사 관련 논란에 대한 진실' 내부 문건을 '괴문서'라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괴문서는 공소장보다 먼저 세상에 알려졌지만 공소장과 쌍둥이"라며 "아무 근거 없이 박 대령이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있는데 이는 박 대령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무원들에게 이런 괴문서를 만들어 유포하게 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직권남용에 해당할 뿐 아니라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이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사람은 국방부 장관이 아닌 제3의 인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김정민 변호사는 "박 대령의 전 변호인이 국방부 검찰단장과 법무관리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상태에서 추가 고발이 필요할지 검토하고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더 면밀히 검토해 직권남용 외에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항을 찾는 게 중요하다.

형사 고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