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 정권의 집값 폭등을 세계적인 과잉 유동성 탓으로 돌리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부동산 정책에서 실책이나 실기가 있었다”면서도 “무엇보다 정책의 신뢰를 잃었던 것이 뼈아프다”고 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을 야기한 다주택자 세금폭탄, 대출규제 등 규제 일변도 정책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쓴 <부동산과 정치>를 추천하는 페이스북 글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저자의 소회는 내 소회와 같다”며 “저자가 부동산 정책을 담당한 2019년 6월까지는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 속에서 한국이 비교적 선방한 기간”이라고 썼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다음해부터 코로나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돈 풀기와 초저금리로 인한 과잉 유동성 거품이 일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이 가팔라졌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부동산 정책 면에서 아쉬움이 컸던 것은 그 기간부터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 방향은 맞았지만 초저금리 부작용으로 집값이 폭등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사상 초유의 상황이었지만 정책에서 실책과 실기도 있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든 성찰과 교훈이 되길 바라면서 책을 추천한다”고 했다.

김 정책실장도 책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폭등의 핵심 원인을 세계적인 과잉 유동성으로 돌렸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가장 큰 실책인 부동산 정책을 두고 (문 전 대통령이) 개인 SNS에 구구절절 면피성 글을 올렸다”며 “진정으로 참회하는 모습 없이 참모의 저서를 이용해 자신을 이슈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