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바라 본 천안역 주변 원도심 일대. 천안역전전통시장과 지하상가, 대흥동 상가들이 모여 있다. 천안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지역 상권이 소비하는 마케팅 전담부서 신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늘에서 바라 본 천안역 주변 원도심 일대. 천안역전전통시장과 지하상가, 대흥동 상가들이 모여 있다. 천안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지역 상권이 소비하는 마케팅 전담부서 신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충남 천안에서 혁신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지역 거래처를 확보하지 못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장품을 비롯해 사무용 가구,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의 경우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혁신제품에 선정됐지만, 지역 상권과의 연계성 부족으로 자체적인 온라인 판매나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 기업이 만든 제품을 지역 상권이 소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의 인구는 2019년 68만 명을 돌파한 후 3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다 올해 들어 지난달 기준으로 69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 증가는 도시 성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평가되는 지표다. 인구 증가를 견인하는 핵심이 기업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천안시의 연도별 기업 유치 현황을 보면 2019년 267개(2조1487억원), 2020년 281개(1조3137억원), 2021년 302개(3조4068억원), 지난해 283개(1조3248억원)로 매년 280여 개 기업이 천안에 투자를 결정했다. 기업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지역 상권이 소비할 수 있는 마케팅 지원은 전무하다.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생산 농가와 소비자단체가 협력해 농산물 장터,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지역 농산물과는 대조적이다.

제조업 외에도 창업 및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선 이들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전통시장이나 지역 상권과 연계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천안과학산업진흥원의 경우 각종 지원사업이 연구개발(R&D) 위주로 쏠려 있다. 지역 기업인들은 창업 및 제조기업이 지역에서 성장하기 위해선 도심 곳곳에 있는 천안역전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을 활용한 수익 창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경기 평택, 부천, 성남 등 천안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제조기업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천안 내수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천안과학산업진흥원 등 기업지원 기관이 R&D 지원과 함께 마케팅 조직을 신설하는 투트랙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재환 충남수출기업협회장은 “천안은 충남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몰려 있는 수부도시로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69만 지역에서 1차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기업지원 마케팅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역 기업이 제조한 우수 제품을 전통시장·상가 등과 협력하면 천안 원도심 활성화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