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소송 이겼는데…가해자 소송비용 물어내라니 억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상대 소송비 70% 내라' 판결에 승소액 중 160만원 돌려줄 처지
"범죄피해자 사건은 소송비 면제 입법 필요" 소송 주저 우려 "정의는 승리한다 생각하며 항소도 포기했는데, 되레 학폭 가해자 부모의 변호사비를 물어주게 돼 너무 억울합니다…"
5학년 아들을 둔 엄마 A씨는 아들을 폭행한 가해 학생의 부모를 상대로 1년에 걸친 민사소송 끝에 최근 55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받았다.
A씨의 아들은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같은 반 학생으로부터 폭행당했다.
잘못한 일도 없었는데 장난이라는 이유로 뺨을 맞거나 허벅지를 맞는 등 학교폭력 피해를 겪었다.
A씨는 아들의 피해 사실을 알고는 학교 측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달라고 했으나 '아이들 나이가 낮은 점을 고려해달라'는 학교 측 의견을 받아들여 학폭위 개최 요청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다.
하지만 집안 사정 탓에 2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A씨의 아들은 또다시 가해자의 학교폭력 표적이 됐다.
성기 부위를 여러 차례 걷어차여 비뇨기과에서 치료받아야 했고, 정신적인 충격으로 심리치료까지 받았다.
A씨 측은 '피해자에게 서면으로 사과하고, 치료비를 지원해주라'는 학폭위 결과가 나왔음에도 가해자 부모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결국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약 1년에 걸친 재판 끝에 A씨는 지난 6월 '일부 승소'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A씨가 청구한 손해배상액 2천600여만원 중 550여만원만 인정했고,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승소의 기쁨도 잠시, A씨는 판결이 확정된 뒤 상대방 측으로부터 청구서 한 통을 받았다.
바로 '소송비용액계산서'였다.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이겼으나 법원이 '소송비용 전체 중 70%는 원고(피해자 측)가 부담하고, 30%는 피고(가해자 측)가 부담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은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변호사의 보수와 소송비용에 관해서는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인정하기에 전부 돌려받을 수는 없다.
또한 법원은 예외적으로 승소한 당사자에게도 소송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다.
결국 예외 규정에 걸린 A씨는 상대방 측 소송비용의 일부인 160여만원을 물어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A씨는 "길고 긴 싸움이 드디어 끝났다고 생각해 마음 놓고 항소도 포기했는데, 되레 상대 가해자 부모의 변호사비를 물어주게 된 너무나 억울한 상황을 맞았다"고 하소연했다.
A씨처럼 소송에서는 이겼으나 소송비용 확정 신청 과정에서 '공수'가 뒤집히는 사례는 공익소송에서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사회적·경제적 약자가 제기하는 공익소송 등에서 소송비용까지 부담하게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국회에도 비슷한 취지를 담은 민사소송법 일부개정안들이 발의됐으나 계류 중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박성태 변호사는 21일 "학폭위나 형사판결을 통해 범죄피해자임이 확인이 된 사건의 경우 소송비용을 면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민사사건의 경우 본안 사건에서 일부 이기고도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사례가 발생하게 되어 피해자가 소 제기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강대규 변호사도 "피해자가 법률구조를 받았지만, 상대방의 소송비용을 물어주는 것은 모순이자 법률구조의 사각지대"라며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유사 사례를 발굴해서 정책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범죄피해자 사건은 소송비 면제 입법 필요" 소송 주저 우려 "정의는 승리한다 생각하며 항소도 포기했는데, 되레 학폭 가해자 부모의 변호사비를 물어주게 돼 너무 억울합니다…"
5학년 아들을 둔 엄마 A씨는 아들을 폭행한 가해 학생의 부모를 상대로 1년에 걸친 민사소송 끝에 최근 55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받았다.
A씨의 아들은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같은 반 학생으로부터 폭행당했다.
잘못한 일도 없었는데 장난이라는 이유로 뺨을 맞거나 허벅지를 맞는 등 학교폭력 피해를 겪었다.
A씨는 아들의 피해 사실을 알고는 학교 측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달라고 했으나 '아이들 나이가 낮은 점을 고려해달라'는 학교 측 의견을 받아들여 학폭위 개최 요청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다.
하지만 집안 사정 탓에 2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A씨의 아들은 또다시 가해자의 학교폭력 표적이 됐다.
성기 부위를 여러 차례 걷어차여 비뇨기과에서 치료받아야 했고, 정신적인 충격으로 심리치료까지 받았다.
A씨 측은 '피해자에게 서면으로 사과하고, 치료비를 지원해주라'는 학폭위 결과가 나왔음에도 가해자 부모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결국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약 1년에 걸친 재판 끝에 A씨는 지난 6월 '일부 승소'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A씨가 청구한 손해배상액 2천600여만원 중 550여만원만 인정했고,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승소의 기쁨도 잠시, A씨는 판결이 확정된 뒤 상대방 측으로부터 청구서 한 통을 받았다.
바로 '소송비용액계산서'였다.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이겼으나 법원이 '소송비용 전체 중 70%는 원고(피해자 측)가 부담하고, 30%는 피고(가해자 측)가 부담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은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변호사의 보수와 소송비용에 관해서는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인정하기에 전부 돌려받을 수는 없다.
또한 법원은 예외적으로 승소한 당사자에게도 소송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다.
결국 예외 규정에 걸린 A씨는 상대방 측 소송비용의 일부인 160여만원을 물어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A씨는 "길고 긴 싸움이 드디어 끝났다고 생각해 마음 놓고 항소도 포기했는데, 되레 상대 가해자 부모의 변호사비를 물어주게 된 너무나 억울한 상황을 맞았다"고 하소연했다.
A씨처럼 소송에서는 이겼으나 소송비용 확정 신청 과정에서 '공수'가 뒤집히는 사례는 공익소송에서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사회적·경제적 약자가 제기하는 공익소송 등에서 소송비용까지 부담하게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국회에도 비슷한 취지를 담은 민사소송법 일부개정안들이 발의됐으나 계류 중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박성태 변호사는 21일 "학폭위나 형사판결을 통해 범죄피해자임이 확인이 된 사건의 경우 소송비용을 면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민사사건의 경우 본안 사건에서 일부 이기고도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사례가 발생하게 되어 피해자가 소 제기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강대규 변호사도 "피해자가 법률구조를 받았지만, 상대방의 소송비용을 물어주는 것은 모순이자 법률구조의 사각지대"라며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유사 사례를 발굴해서 정책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