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기준)인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연일 오르고 있다. 일부 유종의 현물 가격은 이미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에 중국 경제가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이 확산한 여파다. 국제 유가가 단기 급등하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불붙은 국제유가…일부 현물 100달러 돌파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WTI 선물은 0.78% 오른 배럴당 91.48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역시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53% 오른 배럴당 94.43달러로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 6월 이후 약 3개월 동안 30% 이상 급등했다.

일부 고품질 저유황 경질유는 현물시장에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나이지리아 콰이보에 원유는 이날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콰이보에유는 브렌트유 가격에 배럴당 4.25달러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 아제르바이잔의 아제리 라이트 원유도 지난주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수급 불균형이 유가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 5일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이지리아는 전력망 붕괴로, 리비아는 대홍수가 발생해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15일 발표한 산업생산·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자 원유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드 모스 씨티그룹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정학적·기술적 요인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얼마간은 100달러 이상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