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등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부 활동 자금이 고갈될 위기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IAEA 문서를 보면 IAEA는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으로 올해 예산 6억5천만유로(약 9천200억원) 가운데 2억2천만유로(약 3천100억원)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와 호주의 핵잠수함 도입 사업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7천700만달러(약 1천억원)와 6천만달러(약 800억원)를 내지 않는 등 지금까지 회원국의 44%가 분담금을 체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체납액이 쌓이면서 핵분열성 물질에 대한 감시 활동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자국 내 원전을 크게 늘려온 중국은 IAEA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면서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3일 밤 배포한 외교문서에서도 IAEA가 이사회를 장악한 서방 국가들에 의한 사유화 위기에 빠져있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의 분담금은 지난 10년간 3배 이상 늘어났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회원국의 분담금 체납이 해소되지 않으면 한 달 안에 활동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때에도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이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다면서 아주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IAEA는 신뢰성 위기를 겪은 지난 1990년대 중반에도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으로 심각한 자금 부족을 겪은 바 있다.

당시 IAEA가 걸프전 발발 전에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을 탐지하지 못하면서 일부 회원국 사이에서 IAEA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IAEA 돈줄 끊기나…미국·중국 등 분담금 체납에 활동 위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