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부산 기장군 아난티힐튼부산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장관 회의에서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 개발은행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부산 기장군 아난티힐튼부산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장관 회의에서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 개발은행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정 때문에 부총리님께 그렇게 크게 혼난 건 처음이었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일정을 왜 그렇게 짰냐고…” (기획재정부 개발금융국 관계자)

기재부는 아프리카 개발은행(AfDB), 수출입은행과 공동으로 12일부터 15일까지 부산에서 제7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KOAFEC) 장관회의를 개최한다. 아프리카 38개국 대표단이 참석한다. 장관급만 18명, 차관 등이 20명이 방한했다.

13일엔 본격적인 행사 개막과 함께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하는 장관급 라운드테이블 회의가 열렸다. KOAFEC 장관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경제협력 사업 서명식과 함께 추 부총리가 주재하는 아프리카 대표단과의 만찬이 진행된다.

당초 추 부총리는 이날 만찬이 끝난 후 서울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다음날인 14일 목요일에 서울에서 관계부처 회의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기재부 개발금융국은 비서실과 협의해 이렇게 일정을 짰다.

하지만 이런 일정을 뒤늦게 알게 된 추 부총리가 개발금융국 직원들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에게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추 부총리가 역정을 낸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개발금융국은 추 부총리가 당초 계획보다 하루 더 머물고 다음날인 14일 오후에 출발하는 일정으로 급히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총리 일정이 갑자기 변경된 이유는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때문이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경쟁은 부산과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로마(이탈리아) 3파전 구도다. 개최지는 오는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비밀 투표로 결정된다. 리야드가 가장 앞서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우리측도 ‘막판 뒤집기’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38개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기회를 흘려버릴 수 없다는 것이 추 부총리 설명이다. 추 부총리는 부산에서 하루 더 머물면서 아프리카 대표단과 양자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장관급이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말고 유치에 최선을 다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에 부산에서 KOAFEC 장관회의를 개최한 배경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 기재부 설명이다. 행사장 곳곳엔 부산 엑스포 유치를 홍보하는 부스(사진)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번 KOAFEC 장관회의에 참석해 부산 엑스포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