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경제포럼 대담중 발언…"미, 소련과 같은 실수 저지르고 있어"
'우크라 침공' 푸틴 "과거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은 실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이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한 것은 실수였다고 12일(현지시간) 말했다.

영국 BBC 방송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EEF)에서 과거 소련이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에 전차를 투입하는 등 식민제국처럼 대했다는 지적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것은 실수였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오래전에 소련의 해당 정책이 잘못됐고 관계에 긴장만 초래했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외교 정책에서 다른 나라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어떤 일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서방이 소련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소위 파트너라는 동맹국에 대해 압력을 행사한다"며 "그들에게는 친구가 없고 이익이 있을 뿐이다.

이는 잘 알려진 영국 방식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소련은 연방을 구성한 15개국 외에도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를 비롯한 여러 위성국가를 두고 있었다.

소련은 1956년 헝가리에서 공산당 일당 독재 철폐와 소련군 철수를 요구하는 헝가리 혁명이 일어나자, 20만 명의 병력과 3천 대의 전차를 동원해 혁명을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2천600명의 헝가리인이 사망했다.

1968년에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프라하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자유화 운동이 일어났고, 소련은 바르샤바 조약군을 포함한 25만 명의 병력과 2천 대의 전차로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하고 정권을 전복했다.

이 같은 발언은 푸틴 대통령 자신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 10만 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해 일으킨 전쟁이 지금도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

아울러 지난달 푸틴 대통령의 보좌관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집필한 역사 교과서에 헝가리 혁명은 서방이 배후에 있는 '파시스트 봉기'였으며, 1990년 소련이 헝가리에서 철수한 것은 실수였다는 내용이 담긴 것과도 모순되는 주장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