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코리아 2023'에서 관람객들이 모션 컨트롤러를 사용해 사람의 손동작을 따라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암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나노코리아 2023'에서 관람객들이 모션 컨트롤러를 사용해 사람의 손동작을 따라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암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주춤하는 사이 로봇주가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 등 대기업의 투자 확대 소식과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손꼽히는 두산로보틱스의 유가증권시장 입성 등이 투자 온기를 더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로봇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신 HD현대를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자회사 HD현대로보틱스의 로봇 모멘텀을 기다리면서 배당도 받을 수 있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1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는 9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반만에 주가가 10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황제주 타이틀을 반납했다.

2차전지 고점 논란이 불거지며 에코프로 주가가 이달 들어 22.04% 하락하는 사이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40.26% 급등했다. 삼성 등 대기업들이 로봇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연일 신고가를 기록한 영향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인공지능(AI)를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반도체 생산공정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도 다음달 협동로봇 전문 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두산로보틱스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로봇주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산그룹의 로봇 계열사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15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한 후 같은 달 21~22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HD현대의 새로운 기업이미지(CI). 사진=HD현대 제공
HD현대의 새로운 기업이미지(CI). 사진=HD현대 제공
증권가에서는 로봇산업 규모가 확대되며 로봇 관련주들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보고 있다. 팬데믹 영향으로 위축됐던 투자가 회복되면서 로봇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 및 업황 전망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급격한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임금인상은 기업들의 로봇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공개와 로봇 관련 정책 공개 및 지능형로봇법 등 개정안 시행 등이 예정됐다"며 "국내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견조한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로봇 테마는 글로벌 모멘텀도 풍성하다. 지난 8월 미국의 배달 로봇 서비스 회사인 서브 로보틱스가 IPO 추진을 발표했고 11월에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프로토타입이 출시될 예정이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360억달러(약 47조원)에서 2025년 530억달러(약 69조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로봇 관련주 중 최선호주로 HD현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HD현대는 산업용 로봇 국내 1위인 HD현대로보틱스의 지분율 90%를 가지고 있다. 배당수익률 또한 최근 5년간 5% 이상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지급했다.

1984년 10월 현대중공업 로봇사업으로 출발한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시장에선 국내 1위, 글로벌 6위를 차지하고 있다. HD현대에 따르면 현대로보틱스의 올해 목표 매출은 300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1807억원)보다 66% 높다.

HD현대는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높은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실적 모멘텀 약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로보틱스 등 비상장 자회사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익의 질은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의 영업이익은 3분기에 전년 대비 감익폭이 크게 줄어들고 4분기에는 다시 증익 구간으로 접어들 것"이라며 "건설기계와 일렉트릭은 이미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인 가운데 비상장 자회사인 글로벌서비스, 로보틱스의 흑자 기조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실적 모멘텀은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