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변 스카이라인 바꾸는 잠실 우성4차…1·2·3차는 49층 상향 추진
탄천 앞 랜드마크 노리는 잠실 우성4차
사업시행 인가 … 32층 825가구로 탈바꿈
공급면적 105㎡이 15억원대에 거래

우성1·2·3차는 49층으로 상향 추진
잠실 대장주 ‘엘·리·트’ 따라갈까


"선호도가 높은 잠실에서 '국평'(전용 84㎡) 시세가 15억원대인 가격 경쟁력이 큰 장점이죠. 잠실 우성4차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만큼 거주하면서 재건축까지 노려볼 수 있는 단지입니다." (정재훈 미래가치공인 대표)

송파구 잠실동 탄천변에 있는 40년 된 아파트들이 랜드마크 단지로 변신에 시동을 걸었다. 잠실 우성4차가 최근 송파구로부터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며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천 북쪽에 잠실 우성1·2·3차는 최고 층수를 49층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그 동쪽에 맞닿아 있는 아시아선수촌아파트도 올 들어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을 위한 첫발을 뗐다. 차근차근 재건축이 진행되면 탄천변을 따라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이 바뀔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탄천변에 잠실 우성4차아파트가 재건축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재건축조합 제공
서울 송파구 탄천변에 잠실 우성4차아파트가 재건축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재건축조합 제공

우성4차, 32층 825가구로 재탄생

재건축에 가장 속도를 내는 단지는 잠실 우성4차다. 1983년 준공된 41년 차 노후 아파트로, 7개동 555가구로 구성돼 있다. 2017년 정비계획이 결정된 뒤 지난해 정비구역·정비계획 변경안이 통과됐다. 지난달 31일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 후 조합설립 인가,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 인가, 착공, 준공 순으로 진행된다. 사업시행 인가는 조합이 수립한 재건축 계획에 대해 인허가권자인 구청장이 확정하고 인가하는 절차로, 사업이 본격화되는 단계다. 7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잠실 우성4차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조감도.
잠실 우성4차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조감도.
사업시행계획에 따르면 3만1961㎡ 부지에 용적률 299.69%, 최고 높이 97.3m를 적용받아 최고 32층, 825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중 조합원 물량을 포함해 분양 물량은 732가구다. 늘어나는 270가구 중 임대 물량은 93가구다. 새로 들어설 아파트는 6가지 유형으로 계획됐다. 전용 면적별로 △59㎡ 185가구 △70㎡ 118가구 △84㎡ 356가구 △102㎡ 163가구 △150㎡(펜트하우스) 2가구 △160㎡(펜트하우스) 1가구 등 중대형 물량이 많다. 단지 안에 국공립 어린이집이 들어선다. 단지 서쪽에 잠실유수지공원으로 이어지는 공공 보행통로도 조성된다.
탄천변 스카이라인 바꾸는 잠실 우성4차…1·2·3차는 49층 상향 추진
잠실 우성4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윤기현 조합장은 "시공사 선정 공고를 올해 말 내고 내년 2월께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현재 삼성물산,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이 일대에서 우성1·2·3차와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등으로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이 지역에 자사 브랜드를 먼저 넣으려는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공사비가 변수다. 조합은 3.3㎡ 700만원대 후반을 생각하고 있지만, 건설사는 이 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이견을 좁히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재건축 절차가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경우 2년 뒤인 2025년 9월 이주를 시작해 6개월 후 착공할 수 있다. 빠르면 2029년 하반기 입주 예정이다.

탄천변 9호선 삼전역 역세권

잠실 우성4차는 선호도가 높은 송파구 잠실동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잠실동에는 2008년을 전후로 준공된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 '엘·리·트'라고 불리는 재건축 대장주 아파트가 있다. 잠실주공5단지도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엘스와 리센츠, 잠실주공5단지가 한강변 위치가 장점이라면 잠실 우성4차는 탄천을 남쪽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남쪽으로 대모산과 구룡산도 볼 수 있어 천과 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조망권을 확보했다. 탄천산책로를 따라 산책할 수 있다. 자전거도로를 타고 한강까지 나가기도 좋다. 단지 서쪽에 붙어있는 탄천유수지공원에는 유소년야구장과 축구장 등 각종 스포츠시설이 있어 다양한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탄천변 스카이라인 바꾸는 잠실 우성4차…1·2·3차는 49층 상향 추진
지하철 9호선 삼전역 역세권으로 교통이 편리하다. 단지 입구에서 걸어서 7~8분 정도 거리에 있는 삼전역을 이용하면 삼성동, 강남역, 여의도 등 중심업무지구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한 정거장 다음 종합운동장으로 가면 9호선 급행열차를 탈 수 있고, 2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단지에서 2호선 잠실새내역까지도 도보 23분 내외 거리다. 단지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탄천을 서쪽으로 건너 3호선 학여울역을 이용할 수 있다. 고속열차 SRT가 있는 수서역까지 이동도 편리하다.

도로교통은 탄천을 따라 간선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탄천을 건너서 동부간선도로를 타거나 단지 앞 탄천동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면 올림픽대로와 이어져 도심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남쪽으로 이동하면 수서역을 지나 분당까지 이어지며 송파IC를 이용해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도 탈 수 있다.

교육은 북쪽에 잠전초교로 많이 배정된다. 일부는 서쪽에 아주초교로 배정되기도 한다. 중학교는 우성1·2·3차와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사이에 있는 아주중이 있다. 잠실새내역 인근부터 남쪽 잠실학원사거리까지 이어진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 잠실 학원가에는 138개의 학원이 밀집해 있다.

거래 속속 체결되며 가격도 상승세

재건축에 속도가 붙으면서 거래가 차츰 이뤄지고 있다. 2021년 17억9000만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던 전용면적 95㎡(공급면적 105㎡)는 부동산 침체기를 겪으며 올 2월 13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5월에 1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만에 1억4000만원 오른 것이다. 한때 20억원에 육박했던 전용 115㎡(공급 127㎡)는 올 2월 15억원에 손바뀜한 뒤 거래가 없는 상태다. 전용 81㎡(공급면적 89㎡)는 올 4월 12억9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정재훈 미래가치공인 대표는 "잠실동에 있는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가운데 가장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매물은 많지 않지만, 호가가 사업시행 인가 이후 뛰었다. 전용 95㎡ 매물이 17억원부터 19억원 사이에 나와 있다. 전용 81㎡ 호가는 14억5000만원부터 15억원 사이다.

현재 시점에서 추정 분담금은 2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조합장은 "현재 공급면적 105㎡ 아파트 소유자가 재건축 후 공급 112㎡를 신청하면 유형에 따라 2억~2억5000만원가량 분담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관리처분 인가 전 종전자산 감정평가를 받으면 정확한 분담금이 다시 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1·2·3차는 49층 상향 추진

잠실 우성4차 북쪽으로 300m 거리에 있는 우성1·2·3차는 종전 35층에서 49층으로 상향 조정을 추진한다. 잠실동 101의 1 일대(12만354㎡)에 1981년 26개 동, 1842가구로 지어졌다. 우성4차보다 2년 먼저 준공됐다. 당초 재건축 계획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지상 35층, 2680가구로 변신할 전망이다.
탄천변 스카이라인 바꾸는 잠실 우성4차…1·2·3차는 49층 상향 추진
최근 송파구청은 잠실 우성1·2·3차 최고 층수를 49층으로 바꾸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가구 수는 거의 변함 없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돼 심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올해 초 서울시가 35층 높이 규제 전면 폐지를 담은 '2040 서울도시계획'을 확정 공고한 이후 조합 측이 층수를 상향 조정해 탄천변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서울시의 심의 절차를 거쳐 방침이 정해지면 조합은 건축 심의와 시공사 선정 절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 계획대로 49층까지 올릴 수 있게 되면 우성4차부터 시작해 탄천변 스카이라인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우성1·2·3차의 가격은 오름세다. 전용 96㎡는 지난 7월 21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기였던 2020년 12월에 19억7000만원까지 오른 뒤 거래가 끊겼다가 6월에 21억원에 손바뀜하며 가격이 1억원 이상 올랐다. 전용 131㎡는 지난 6월 25억원에 팔렸다. 올해 2월 22억3000만원에 비해 넉 달 사이 2억7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아파트는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 인근 역세권 단지로 탄천을 끼고 강남구 삼성동에 가장 가까워 입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단지 서쪽 삼성동에는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와 영동대로 복합개발 등 대형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단지 북쪽에선 잠실스포츠·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복합공간 조성 등이 대기 중이다. 이런 대형 개발 호재 등이 반영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