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서남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서울 목동 아파트단지 재건축은 오랫동안 양천구민의 숙원 사업이었다.

낡고 오래된 아파트지만 집값 상승 우려에 억눌렸던 이 지역의 ‘재건축 시계’가 최근 다시 돌기 시작했다. 도시공학 박사인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사진)이 건의한 안전진단 규제 완화안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 계기였다. 올 들어 목동신시가지에서만 12개의 단지 아파트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아파트 숲속에 덩그러니 남아 있던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서부T&D) 재건축까지 확정되면서 양천구 일대는 대규모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래된 15층 아파트가 최고 50층 단지로 재건축되고, 서부트럭터미널이 복합 건물로 바뀌면 양천구는 강남구에 맞먹는 서남권의 명품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구청장은 최근 목동 1~3단지의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를 두고 대립하던 주민과 서울시를 중재할 ‘묘안’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시가 제안한 임대주택 확보 대신 국회대로 공원, 목동열병합발전소, 안양천을 잇는 공공보행로이자 녹지인 ‘목동 그린웨이’를 조성하자고 한 것이다. 이 구청장은 “주민 입장에선 용적률 손실 없이 공원을 확보하고, 한강 수변공간을 활성화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도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에 대한 기대도 크다. 상대적으로 낙후했던 신정3동, 신월동 등 구 서부 일대가 새로 들어설 복합 건물을 중심으로 상업과 창업이 어우러진 중심축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구청장은 “일대를 공업지대처럼 보이게 했던 터미널이 쇼핑몰, 영화관, 문화 체육센터가 모인 ‘핫플레이스’로 바뀌는 것”이라며 “오피스빌딩과 현대화된 소호 창고 등에 5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져 주거단지인 양천구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구의 인구가 다시 50만 명 선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했다. 문제는 도로 교통난 심화다. 아파트 재건축으로 가구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구청장은 “안양천변에 교량을 두 개 더 설치하고, 목동선 경전철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이인혁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