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원저·궈타이밍, 30일 타이베이 택시조합 모임에 함께 참석

'대만판 트럼프'로 불리는 궈타이밍(郭台銘) 폭스폰 창업자가 내년 1월 총통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궈타이밍의 대선 출마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의 3파전에서 4파전 양상이 됐다.

궈타이밍 출마로 대만 대선판 요동…야권 연대·단일화 가능성
이미 국민당 경선에서 허우 후보와 막판까지 경쟁했다가 고배를 마신 궈타이밍의 출마로 야당 표 분열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여론조사기관 퀵시크가 지난 17∼21일 20세 이상 성인 1천222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궈타이밍은 12.4%의 지지율로 라이칭더(35.6%)와 커원저(24.4%) 후보에는 크게 못 미쳤으나, 허우유이(16.4%) 후보와는 차이가 크지 않아 주목됐다.

궈타이밍은 11월 초까지 유권자의 1.5%인 29만명의 서명을 받아야 공식적으로 출마 자격을 얻게 되지만, 현재 지지율에 비춰볼 때 이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궈타이밍 출마에 대해 민진당은 크게 반기는 반면 국민당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궈타이밍이 야권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과 함께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장즈하오 민진당 대변인은 궈타이밍이 29만명의 서명을 얻는 걸 돕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대만 언론은 궈타이밍의 출마로 라이 후보가 크게 유리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와 폭스콘 등 대만 대기업 등으로 구성된 '중화민국33기업교류회'의 린보펑 이사장은 "궈타이밍이 독자적으로 당선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라이정이 대만 전국상업총회 이사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친중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궈타이밍은 대만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돼선 안 된다는 평화론을 주창하면서 야권 대통합 후보를 노리고 있다.

친미 독립 성향의 라이 후보, 친중 세력인 허우 후보와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대만 유권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궈타이밍은 우선 자신과 유사한 중립 성향의 커 후보와의 연대를 노린다.

최근 지지율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커 후보 역시 야권 후보와 연대 또는 단일화를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둘 간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총통 선거 레이스가 지난 5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다음 달인 6월 28.6%의 지지율을 얻었던 커 후보는 이후 조사에서 24%, 21.7%, 24.4%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자유시보는 30일 타이베이 택시조합의 모임에 궈타이밍과 커 후보가 함께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궈타이밍 출마로 대만 대선판 요동…야권 연대·단일화 가능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