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가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구매국인 중국에서 기업 투자가 감소하면서 금속과 건설 자재 수요가 타격을 받고, 가계소비 위축으로 원유와 돼지고기 등 식량 및 에너지 수요도 줄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원자재 시장 트레이더들이 중국의 장기화되는 디플레이션과 수출 부진, 부동산 시장 위기, 위안화 가치 하락과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았고, 최근 부동산 위기로 중국 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기업 투자보다 소비 회복에 주력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돌파구를 찾는다면 원자재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건설과 화석연료 등 ‘구(舊)경제’ 관련 원자재 수요의 장기적인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경제 둔화 여파로 니켈,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은 연초 고점 대비 하락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연초 고점 대비 18% 떨어졌다.

철강은 중국 부동산 부진의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철강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건설업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상반기 늘린 원유 수입도 하반기 주춤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원유를 가공해 만드는 석유 제품이 중국에서 소비되지 않아서다. 중국이 세계 전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돼지고기 가격도 하락세다. 경기 둔화 공포로 가계소비가 위축된 탓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