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낸 우버, 주가 후진…월가는 낙관 전망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지만, 그 뒤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주가가 올 들어 70% 이상 오르면서 선반영됐고, 전망이 어두워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가운데 대다수는 우버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호실적에도 주가 오히려 하락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버 주가는 44.85달러로 마감했다. 2분기 실적 발표 전날인 7월 31일 주가(종가 49.46달러)보다 9.32% 떨어졌다.
흑자 낸 우버, 주가 후진…월가는 낙관 전망
우버의 2분기 실적이 월가 추정치를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주가 흐름이다. 우버는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92억3000만달러(약 12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3억26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2009년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낸 분기 영업이익이다.

우버 앱을 통한 거래액을 뜻하는 총예약은 33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우버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이익률도 가장 높은 모빌리티 부문이 38% 성장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음식 배달 부문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우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배달 부문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분에 연간 매출이 2020년 11억1000만달러에서 2022년 31억9000만달러로 2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실적 발표 당시 다라 코즈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사람이 우버가 절대 돈을 벌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틀렸다”며 “다음 분기에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주가가 내려간 까닭은 이미 기술주 상승 분위기를 타고 연초 대비 70% 이상 급등해 차익 실현 매물이 많아서다. 2분기 매출이 추정치(93억4000만달러)에는 못 미치며 외형 성장이 부진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장기적 사업의 위험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심리가 약해질 수 있고, 노동력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버 플랫폼을 이용하는 운전자를 직원으로 분류하도록 요구하는 규제가 도입되거나, 자율주행 차량의 기술 발전으로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가 “팔면 안 돼”

월가는 우버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본다. 우버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가운데 매도 투자의견을 낸 건 한 명뿐이다. 목표주가 평균은 현재 주가보다 30%가량 높은 57달러다.

전문가들은 우버의 글로벌 영토 확장이 현재진행형이라는 데 주목한다. 2분기 북미에서의 성장률은 4%에 머물렀지만 라틴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에서 30% 이상 성장했다. 한국 카카오와 영국의 볼트 등 현지 경쟁사가 규제당국의 ‘철퇴’를 맞는 동안 반사이익도 얻었다. 택시 호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한국에서도 지난 2분기에 전년 대비 135% 성장했으며 연간 거래액은 3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2분기 말 기준 현금 55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재무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월 10달러를 내면 무료 배달, 택시요금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우버1 멤버십도 월가가 우버의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 중 하나다. 벤저민 블랙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네트워크 효과를 고려하면 우버 1은 매력적인 멤버십 프로그램”이라며 “우버가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