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유통업체는 농수산물 직거래 비중을 높이기 위해 직접 우수 산지를 발굴하고 바이어를 증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농수산물 산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로컬 MD’(지역 상품 기획자) 전문 인력을 늘리고 있다.

수산물 산지에서 살다시피 하는 김태현 롯데마트 수산 로컬 MD는 매일 새벽 주요 포구 중매인들로부터 조업 관련 소식을 듣고, 출하량을 파악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주에는 경남 통영과 경북 포항의 주요 포구를 돌면서 오징어, 가자미 등 원물의 신선도를 체크했다.

김 MD는 “날씨가 더울수록 품질 편차가 크기 때문에 포구에서 눈으로 보고 가장 선도가 좋은 원물을 선별한다”고 설명했다.

영남 지역 과일 농가를 책임지는 김태현 롯데마트 과일 로컬 MD는 하루 평균 다섯 곳의 산지를 돌아다니며 열매 상태를 확인하고 농가와 납품 협의를 한다. 주요 품목인 수박 농장에서는 ‘산지 재배 일지’를 점검한다.

이 일지에 기록된 모종의 종류, 모종을 심은 시기를 토대로 최적의 출하 시기를 파악해 11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수박을 공급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수박 시즌’인 5~8월에는 불량 수박을 최대한 걸러내기 위해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찾아 수박 꼭지의 외관을 살핀다. ‘휴대용 비파괴 당도 선별기’를 활용해 매일 100개씩 무작위 샘플 검수 작업도 한다.

SSG닷컴은 작년 상반기 농산물 직거래 비중을 대폭 높였다. 우민성 SSG닷컴 과일 바이어는 수박, 딸기, 샤인머스캣, 복숭아 등 주요 품목 농가 200여 곳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입고 기준을 확인하고 있다. ‘새벽에 수확한 딸기’ ‘샤인머스캣 생산자 실명제’ ‘당도 표시제’ 등을 우 바이어가 처음 도입했다.

쿠팡은 아예 산지에서 상품을 ‘로켓배송’(익일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새벽에 전북 고창의 밭에서 자라던 수박을 당일 저녁 서울 성동구 가정집으로 직송하는 식이다. 쿠팡 ‘로켓프레시’ 과일팀에서 근무하는 김영완 매니저는 고창 수박밭에서 수확한 수박이 전북 부안마케팅영농조합 창고로 들어오면 당도를 확인한 뒤 포장하는 프로세스를 수시로 점검한다. 그는 크고 무거운 수박을 안전하게 배송하면서 포장을 쉽게 하는 완충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