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나치 연상' 발언…"나치도 '진정한 유럽' 꿈꿨다" 비판 직면

최근 지지율이 최고 22%까지 오르면서 부상 중인 독일 극우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노골적으로 반유럽연합(EU) 기치를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극우정당 AfD "진정한 유럽이 살 수 있도록 EU는 죽어야"
브요른 회케 AfD 튀링엔주당 대표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마그데부르크에서 연 AfD 당대회에서 "진정한 유럽이 살 수 있도록 EU는 죽어야 한다"고 밝혔다.

회케와 다른 AfD 정치가들은 앞서도 같은 구호를 사용한 바 있다.

역사가들은 이런 구호가 나치당원들의 선전 구호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이 살 수 있도록 그들은 죽었다"와 같은 나치의 구호가 그 사례로 지목됐다.

회케의 발언은 AfD 내에서는 지지를 얻었다.

독일 극우정당 AfD "진정한 유럽이 살 수 있도록 EU는 죽어야"
AfD의 유럽의회 선거 1순위 후보인 막시밀리안 크라는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회케의 발언에 대해 "나는 그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날카롭고 논쟁적인 EU 비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EU는 현 상태로는 반유럽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AfD가 궁극적으로 EU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상을 가졌느냐는 질문에는 "항상 파괴와 개혁의 조합"이라면서 "현재 형태의 EU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AfD는 이번 주말 유럽의회 선거를 위한 후보명단 작성을 개시했다.

다음 주말 다시 마그데부르크에 모여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유럽의회 공약을 위한 논의는 다음 주로 미뤄졌다.

회케의 발언에 대해 중도우파 성향의 기독사회당(CSU) 소속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는 "AfD는 점점 더 급진적이 돼 간다"면서 "이는 중도층을 약화하고 우리의 복지를 근본적으로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 소속 마르코 부쉬만 독일 법무장관은 트위터에 "독일 국민으로서 이 같은 제정신이 아닌 발언을 들으면 몸이 안 좋다"면서 "EU 정치권에서 죽음을 이야기한다면 유럽의 삶에 대해 이해하는 바가 없다.

무엇을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없애려고 하는 이는 좋지 않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기독민주당(CDU) 지도부 소속 제랍 귈러는 "'진정한 유럽'은 나치도 꿈꿨다"고 지적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SPD) 소속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은 "AfD는 독일과 유럽에 있어서 독"이라며 "회케는 AfD의 이념적 중심이니 나치들이 AfD 내에서 스스로를 관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극우정당 AfD "진정한 유럽이 살 수 있도록 EU는 죽어야"
앞서 지난 23일 독일 빌트암존탁이 여론조사기관 인사에 의뢰해 벌인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 AfD는 22%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정당 중 지지율 1위로 26%를 기록 중인 기민·기독사회당(CSU) 연합과는 불과 4%포인트 차이다.

가입자가 3만여명에 달하는 AfD는 2013년 반유럽연합(EU)을 내걸고 창당된 극우성향 정당으로, 반난민과 반이슬람을 내세워 2017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연방하원에 당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