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뷰인데, 아직 덜 올랐다"…역세권·대단지 '북아현 삼총사'
힐스테이트신촌, 신촌푸르지오, e편한세상신촌
3개 단지 4076가구가 하나의 생활권 공유
사립 초중고 있어
아이 키우기 좋아 입소문
매매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
실수요 공략을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아현역. 1번 출구와 2번 출구 북쪽으로 이어지는 북아현로를 사이에 두고 보이는 풍경은 극적으로 바뀐다. 북아현로 동쪽은 재개발을 추진 중인 북아현 2·3구역으로, 오래된 다세대·대가구 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신촌푸르지오과 힐스테이트신촌 사이를 지나가는 경의중앙선 철로 위를 덮는 북아현과선교가 건설되고 있다.                    서기열 기자
신촌푸르지오과 힐스테이트신촌 사이를 지나가는 경의중앙선 철로 위를 덮는 북아현과선교가 건설되고 있다. 서기열 기자
북아현로를 건너 서쪽으로 넘어가면 재개발을 마친 고층 아파트 3개 단지가 나란히 줄지어 서 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 준공된 힐스테이트신촌의 한 집에 들어서니 거실 창으로 서울의 상징 남산이 한눈에 펼쳐졌다.

마포구 아현동에는 '강북 대장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있다면 서대문구 북아현동을 대표하는 아파트로는 힐스테이트신촌과 신촌푸르지오, e편한세상신촌이 준공 10년 이내 '신축 3총사'로 꼽힌다. 일자리가 많은 시청, 광화문 등 도심과 금융중심지 여의도로 접근이 편리한 입지와 함께 새 아파트 조성 이후 쾌적한 생활환경 덕분에 젊은 직장인에게 인기 있는 주거지다. 남쪽 아현동 공덕동 일대 아파트들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올라 비슷한 입지에 경제적인 주거지를 찾는 수요자에게 주목받고 있는 북아현 신축 3총사의 장단점을 현장에서 분석해 봤다.

2호선 아현역 생활권

북아현동 3개 단지는 북아현재정비촉진구역 가운데 1-1, 1-2, 1-3구역을 재개발해 조성됐다. 아현역 1번 출구 북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 e편한세상신촌(2017년 준공)은 1-3구역이었다. 그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신촌푸르지오(2015년 준공)는 1-2구역, 가장 북쪽에 있는 힐스테이트신촌(2020년 준공)은 1-1구역이었다. 준공 후 3년 된 힐스테이트신촌은 1226가구, 2016년 준공된 신촌푸르지오는 940가구, 2017년 입주를 시작한 e편한세상신촌은 1910가구다. 모두 합쳐 4076가구의 대단지가 하나의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
아현역 1번 출구 인근 상가에 고층 오피스텔이 올라가면서 e편한세상신촌 일부동의 시야를 가리고 있다.                    서기열 기자
아현역 1번 출구 인근 상가에 고층 오피스텔이 올라가면서 e편한세상신촌 일부동의 시야를 가리고 있다. 서기열 기자
이 세 단지 교통의 중심은 2호선 아현역이다. 목적지에 따라 이대역도 이용할 수 있다. 아현역을 통해 시청역과 을지로 등 중심업무지구로 이동이 편리하다. 5호선 충정로역과 애오개역까지도 마을버스 등으로 이동해 환승하면 여의도, 광화문으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아현역에 조성된 버스 중앙차로를 이용하면 서울역, 종로, 압구정 등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
"남산뷰인데, 아직 덜 올랐다"…역세권·대단지 '북아현 삼총사'
아현역까지 도보로 걸리는 시간을 직접 확인해봤다. 아현역 1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e편한세상신촌 2단지가 나왔다. 1단지까지는 5분가량 걸어야 하지만 3단지를 포함해 아현역까지 접근성은 가장 나은 편이었다. 이후부터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아파트 입구까지 걸린 시간은 40대 남성 기준으로 신촌푸르지오까지 8분, 힐스테이트신촌까지 11분이었다. 스마트워치가 기록한 등반 고도는 32m였다. 습도 76%의 습하고 무더운 여름 날씨에 가파른 오르막길을 걷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이전에 막연히 걱정했던 것보다는 양호했던 언덕길이었다.
신촌푸르지오 2단지 전경.               서기열 기자
신촌푸르지오 2단지 전경. 서기열 기자
상대적으로 높은 지형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이날 직접 가보았던 6가구 가운데 4곳이 남산 뷰를 확보하고 있었다. 언덕 위에 세워진 단지인 만큼 탁 트인 뷰는 일품이었다. 힐스테이트신촌은 일부 가구에서는 남동쪽 거실 창으로는 남산을, 북동쪽 창으로는 안산까지 볼 수 있었다.

육아하기 적합한 아파트

북아현 3총사 모두 아이 키우기에 좋은 단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신축 아파트인 데다 1000가구를 웃도는 대단지이다 보니 단지 내 어린이집이 잘 갖춰져 있다. 이화여대와 연접한 힐스테이트신촌은 이대 종합사회복지관 내 어린이집에 보낼 수도 있다. 또 쾌적하게 정돈된 조경과 더불어 놀이터도 곳곳에 갖춰져 있어 어린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다. 특히 힐스테이트신촌은 단지 한 쪽에 물놀이장까지 마련돼있어 아이를 키우는 주민의 만족도가 높다. 단지를 방문했던 날에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10여명이 어우러져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힐스테이트신촌에서 바라본 남산의 모습. 바로 앞쪽엔 중앙여중와 중앙여고가 있다.     서기열 기자
힐스테이트신촌에서 바라본 남산의 모습. 바로 앞쪽엔 중앙여중와 중앙여고가 있다. 서기열 기자
3단지 모두 북성초교로 배치받는다. 신촌푸르지오와 e편한세상신촌 1,2단지는 북성초교와 바로 붙어있어 등교하기 편리하다. 북쪽에 힐스테이트신촌은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지만, 도보로 통학하기 충분한 거리다. e편한세상신촌의 경우 일부 동에서는 이대역 인근 대신초교로 배치받을 수도 있다. 사립초등학교를 보내길 원한다면 힐스테이트신촌 동쪽에 추계초교도 선택할 수 있다.

중·고교로는 신촌푸르지오 동쪽에 남자 학생을 위한 사립학교인 한성중과 한성고가 있다. 9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힐스테이트신촌 동쪽에는 중앙여중과 중앙여고가 있다. 중앙여중·고도 1940년에 설립된 학교다.

북아현동 A 공인중개사는 "아이 키우기 좋은 단지로 소문이 나면서 시청과 광화문 인근에서 일하는 30~40대 직장인이 많이 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매매가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가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조정을 겪은 뒤 가격을 회복하고 있지만, 북아현 3총사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아직 덜 오른 중심지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에게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현역에서 가장 가까운 e편한세상신촌이 세 단지의 가격을 선도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 올 초 13억7000만원 선까지 떨어졌던 평균 매매가는 이달 들어 14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주택 구매 심리가 회복되고 급매가 소화된 뒤 호가는 7월 말 현재 15억~16억5000만원대에서 형성돼 있다.
신촌푸르지오에서는 남산뷰가 확보된다.         서기열 기자
신촌푸르지오에서는 남산뷰가 확보된다. 서기열 기자
준공 9년 차인 신촌푸르지오의 매매가(84㎡ 기준)는 지난 2월 11억4000만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이달 평균 1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준공 4년 차인 신축인 힐스테이트신촌의 월평균 매매가는 지난 4월 12억2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13억7000만원까지 상승했다. 현재 두 단지의 매물 호가는 14억~15억5000만원에서 형성돼 있다.

강북 대장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매매가가 이달 들어 17억5000만원(84㎡ 기준)까지 회복한 것에 비하면 이들 단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매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북아현 일대 1만가구 이상 대단지로

북아현 3총사 아파트는 향후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북아현로 동쪽에 북아현 2구역과 3구역의 재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인 2구역은 2356가구로 조성될 계획이다. 건축심의를 준비 중인 3구역은 4830가구의 대단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기존 3개 아파트가 4076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2, 3구역이 모두 재개발됐을 때 1만1262가구의 신축 아파트촌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아현역에서 신촌역까지 뻗은 신촌로에 인접한 아현웨딩거리 상가가 향후 고층 오피스텔로 바뀔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아현역에서 신촌역까지 뻗은 신촌로에 인접한 아현웨딩거리 상가가 향후 고층 오피스텔로 바뀔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북아현동 B 공인중개사는 "1만20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로 변신하게 되면 이 지역의 입지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기존 3개 단지는 주변 환경 개선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촌푸르지오와 힐스테이트신촌 사이를 지나가는 지상 철도인 경의중앙선의 상부를 덮는 다리인 '북아현 과선교'가 건설되는 것도 호재 중 하나다. 지상을 지나가는 열차의 소음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이 다리를 이용해 아현역까지 보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 생활환경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다만 아현역에서 이대역까지 이어지는 신촌로 앞 아현웨딩타운 상가가 재개발되는 것은 미래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 지역 상가들은 앞으로 높이 15~18층의 빌딩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현재 아현역 1번 출구 바로 앞 상가는 헤센스마트더센트럴 오피스텔로 변신해 빌딩을 올리고 있다. 벌써 e편한세상신촌 1단지 일부 동 저층의 시야를 가리고 있다. 앞으로 일대 상가가 고층 오피스텔로 모두 재개발되면 1, 2단지는 저층부는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