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웹툰산업협회(회장 서범강)가 지난 19일, 전경련회관에서 ‘글로벌 웹툰 산업의 선봉장, 웹툰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정책과 육성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본 행사는 웹툰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하면서도 관련 산업을 성장시키고 한국이 산업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기업 육성 방안 및 전략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웹툰산업협회 서범강 회장과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박성규 팀장이 주제 발제를 진행했다. 토론의 좌장은 순천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이진희 교수가 맡고, 웹툰 제작사 웹툰 창고의 송순규 대표와 상명대 경영학부 최영근 교수가 참여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웹툰 산업에서 작가와 웹툰 기업들이 어떻게 선순환 생태계를 가져갈 것인지가 중요한 시기다”라며 “건전한 웹툰 생태계 유지를 위해 국내 웹툰 기업들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며,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할 지에 대해 파악하고 국회 차원에서도 필요한 부분들을 빠르게 대응하겠다”라고 전했다.

‘웹툰 기업을 위한 환경의 변화와 육성의 필요성’ 발제를 맡은 서범강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웹툰 산업에 진출하면서 대한민국 웹툰 산업을 벤치마킹하고, 강력한 서비스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선두에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경쟁자들에게 대응해야 하는 주체는 웹툰 기업들이다”라며 “이러한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든든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웹툰 기업들이 다양한 규제와 제약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특히, 국내 웹툰 기업들이 상생 및 공정과 관련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을 불공정 주체로 몰아가는 시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서 회장은 “웹툰 산업에서의 이익은 작가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며, 산업 공동의 노력을 통해 도출된다”라며 “이익에 대한 목표 및 방향은 작가와 기업이 다르지 않고, 오히려 방향성이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의 타깃이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음을 직시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일방이 아닌 양방의 공정과 상생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 기업에 대한 규제와 강제보다는 카카오, 네이버 등 선도적인 업체들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단기적인 관점의 이익을 위해 웹툰 산업의 제한과 규제를 부추기는 행동을 경계해야 하며, 육성과 장려를 바탕으로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후발 주자들이 산업에 진출해 웹툰 산업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규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팀장은 ‘웹툰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 제언’ 발제를 통해 웹툰 클러스터를 추진 중인 대전광역시의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이를 통해 웹툰 산업의 플랫폼 경쟁화에 따른 장르의 편중, 양질의 인력 유입을 통한 가치 창출 등에 정부가 직접 개입해 생산자 또는 중간 소비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정부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웹툰을 모르거나, 출판 만화와 다를 게 없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웹툰 산업 분류를 콘텐츠 산업의 일부분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웹툰에 대해서 산업적으로 재분류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송순규 웹툰창고 대표는 “아직도 웹툰을 기성세대가 즐겨보던 만화로 보는 인식이 지금 웹툰 산업 내에서의 문제를 야기시킨다”며 “과거 만화 작가들이 문하생을 두고 업무를 분담했던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었다면, 현재의 분업화는 스토리와 콘티, 배경, 캐릭터, 채색, 후보정까지 더 잘하는 사람에게 맡겨 제작하는 체계다”라고 말했다. 과거의 공장형 분업과 현재의 분업화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송 대표는 이어 “계약 문제도 전에는 작가와 출판사간의 관계에 집중됐다면, 지금은 글로벌 시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국가별 2차 저작권까지 살펴봐야 하는데, 이런 복잡한 웹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실정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영근 교수는 “국내 웹툰 플랫폼은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웹툰의 거시적인 트렌드를 파악하고, 웹툰 창작 및 제작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웹툰의 해외 유통과 웹툰 IP를 통한 2차 부가 사업 창출 등 마켓 메이커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웹툰 플랫폼이 해외 빅테크 플랫폼들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면, 국내 웹툰 기업들이 해외 플랫폼에 종속돼 하청 계열화가 이뤄질 것이며 이는 국가경제적인 손실을 비롯해 웹툰 정체성의 상실과 K-컬쳐의 소멸을 초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최 교수는 또한,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자본을 앞세워 국내 제작사 또는 웹툰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웹툰 산업에서 인수합병과 관련해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당할 가능성이 있어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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