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나흘간 코스피·코스닥 2조8천억원 순매도
[증시 풍향계] 긴축·부동산PF 우려 속 코스피 2,500 위협받나
코스피가 기관투자가들이 쏟아낸 대량 매물에 후퇴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7일 2,526.71로 지난 달 말 2,564.28보다 1.47% 하락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3일 하루를 제외하고 4일부터 나흘 연속 약세를 보이면서 한 걸음 물러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속에 새마을금고로 인한 불안감에 투자심리가 갑작스럽게 냉각된 탓이다.

특히 기관투자가가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면서 시장에 부담을 줬다.

기관은 지난 4∼7일까지 코스피 2조993억원과 코스닥시장 7천250억원 등 모두 2조8천2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규모는 작지만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 모두 3주 연속 순매도를 시현했다"며 "기관은 전방위적인 매도 양상을 보였으나 외국인은 업종별로 상이한 매매를 보이면서 반도체 업황의 반등과 자동차산업의 수출 호조에 집중적으로 베팅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어닝시즌(기업실적 발표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으로 부실 위험이 부각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2.37% 떨어진 6만9천900원으로 지난 5월 25일(6만8천800원) 이후 40여일 만에 7만원을 밑돌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2분기에 14% 오르는 동안 시장의 눈높이도 높아졌다"며 "3분기 전사 영업이익은 계절성에 기반해 소폭 늘어날 것이나 반도체 업황 관련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기업들은 다음 주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번 주(10∼14일)에는 기업 실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우려감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는 악재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미국과 중국의 물가 흐름과 연준 위원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수 연준위원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또 오는 13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선 이번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 연구원은 "한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계감을 완전히 완화하기에 유가가 아직 불안정하고 주요 선진국과의 금리차 확대, 자금 유출 우려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증시는 이번 주에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 우려는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이달 3∼4주 차에 몰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장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필요하면 차입으로 유동성을 충분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데다 미국·유럽의 뱅크런 대응과 시장 반응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위험 확산 우려는 제한적"이라며 이번 주 코스피 변동 폭을 2,490∼2,610으로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증시에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6∼7월 조정을 전망해 '중립'을 유지한다"며 "실적장세의 '1차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는데 1개월 정도 더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긴축 우려를 주목하고 있다"며 "이번 여름을 지나면서 우려는 차츰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10일(월) = 중국 6월 소비자물가.

▲ 12일(수) = 미국 6월 소비자물가.

▲ 13일(목)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중국 6월 수출입, 유로존 5월 산업생산, 미국 6월 생산자물가.

▲ 14일(금) = 미국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