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에코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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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혁신기업 ‘어센드 엘리먼츠’가 미국 완성차 기업과 10억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대규모 수주를 따내면서 북미 배터리 시장 공급망 장악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어센드 엘리먼츠는 내년 4분기부터 미국 완성차 기업에 양극재용 전구체(pCAM)를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 7일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소 10억달러(약 1조2750억원)며, 향후 고객사 요청에 따라 50억달러(약 6조375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비밀유지계약 조건으로 인해 공급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전구체는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기초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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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설립된 어센드 엘리먼츠는 폐배터리에서 희소 금속을 개별적으로 추출하는 기술과 폐배터리로부터 불순물만 따로 제거한 후 공침을 통해 양극재용 전구체를 바로 생산하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 금속 추출 공정이 간소화되면서 기술경쟁력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8월 5000만달러와 올해 4월 1084만달러 등 총 6084만달러(약 776억원)를 어센드 엘리먼츠에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와 이사회 의석 1개를 확보했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현재 미국 켄터키주 홉킨스빌에 북미 최초의 양극재용 전구체 산업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다. 준공 후 연간 75만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양극재용 전구체를 생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마이클 오크론리 어센드 엘리먼츠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 양극재용 전구체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켄터키 공장이 준공되면 북미에서도 양극재용 전구체 생산이 가능하게 되고, 나아가 북미 배터리 원재료 공급망 확보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센드 엘리먼츠 이사회 멤버인 최은영 SK에코플랜트 글로벌환경투자 담당 임원은 “어센드 엘리먼츠 경영 참여 및 양사의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혁신기술 및 안정적인 공급·수요망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