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며 고물가 기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입니다.

5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3% 오르며 1년 반만에 가장 작은 상승폭을 나타냈는데요.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물가를 자극할만한 요인들이 남아있어 2%대 물가 안정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소비자물가가 3%대 초반으로 내려온 건,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년 7개월만입니다.

지난해말부터 올 초까지 5~6%대를 넘나들던 물가는 2월부터 넉달째 둔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계청은 앞으로 2~3개월간 물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조만간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물가상승률 2%대' 진입을 '눈 앞'에 두게 된 겁니다.

[김보경 /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작년 물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고요.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국제 상황, 환율 등의 불안요인은 있을 수 있겠지만 특별한 요인이 없다고 하면 당분간은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물가 오름세가 꺾인 건 지난해 크게 올랐던 에너지 가격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나타난 '착시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해 이맘때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던 경유, 휘발유 가격은 현재 각각 1,400원, 1500원대로 하락한 상황.

실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나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체감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입니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1년 전보다 23%나 급등했고, 외식 물가도 7% 가까이 올랐습니다.

최근 이어지는 물가 둔화세가 기조적인 흐름으로 바뀔 수 있을지도 불확실합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다가 이후 다시 높아지면서 연말쯤 3% 내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근원물가가 여전히 4%대로 높은데다, 내려가는 속도마저 더디다는 이유에섭니다.

정부도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 여름철 이상기후 가능성 등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고 보고, 에너지발 물가 상승 차단에 나섰습니다.

[방기선 / 기획재정부 1차관 : 이른 더위와 전기요금 인상 등에 따라 에너지 비용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7월부턴 에너지캐시백을 확대해 전기사용량을 전년 동월 대비 10%만 감축하면 전기요금이 인상전 수준과 동일하게 돼 부담이 완화됩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
"기름값만 내렸다"…갈길 먼 2%대 '물가 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