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 에보 AS SUV.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아이온 에보 AS SUV.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올해 1분기 잇달아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이 풀리면서 차량 판매가 늘어난 동시에 운송비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전략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매출이 2조1040억원, 영업이익 190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5%, 51.5% 늘어난 수치다.

한국타이어는 이 기간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전기차 전용 타이어 판매를 늘리는 등 프리미엄 판매 전략이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의 전기 SUV인 'C11'과 폭스바겐 전기 미니밴 'ID.버즈', 도요타 순수 전기 SUV인 'bZ4X' 등에 전기차 초고성능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인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도 43.5%로 전년 대비 4.5%포인트 증가했다. 이와 함께 완성차 수요가 늘어난 것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반도체 공급 안정화로 차량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신차용 타이어 공급이 늘었다"며 "유럽 등에선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올라가며 글로벌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는 대전공장 화재의 여파가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상황에서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5% 이상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18인치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도 45% 수준으로 상향하고, 승용차 및 경트럭용 타이어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 중 전기차 모델 공급 비중을 20% 수준까지 올릴 계획이다. 올해 CAPEX(설비투자 비용)은 약 1조원으로, 테네시 공장 증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타이어 업계에선 올해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판매 비중이 높은 타이어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었던 물류비가 완연한 추세로 접었을 뿐더러 자동차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도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올 1분기 10년 내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매출이 9989억원, 영업이익이 54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2%, 영업이익은 무려 1만122.8% 성장한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재료비, 선임의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증가했다"며 "신차용(OE) 제품 공급을 확대함과 동시에 기존 거래선과 파트너십을 강화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고수익제품 판매비중 확대와 제품판매 가격인상 등으로 수익성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금호타이어는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국내외 완성차업체 공급 물량 증대를 추진하고 채널을 다변화해 매출 규모를 확대시키고 비용 구조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일성 금호타이어 사장은 지난 3월 올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인 4조27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음 주 1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할 넥센타이어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에선 넥센타이어가 1분기 매출은 6000억원대, 영업이익은 200억원대로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