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종사자가 급증한 e커머스, 배달 플랫폼 기업에 노조를 세우려고 혈안이다. 기성 노조에 대한 반감으로 핵심 산하 조직인 전국금속노조 등의 조합원이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하고, 국민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이들 업종에서 세를 키워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제계에서는 ‘생활 밀착형’ 업종에 대한 민주노총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면 작년 화물연대 파업 때처럼 ‘물류 동맥경화’ 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4일 쿠팡의 물류 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전국택배노조 산하 CLS 지회를 세웠다. 택배업계에서 노조를 설립한 것은 CJ대한통운, 우체국 등에 이어 여섯 번째다.

민주노총은 최근 2~3년 새 e커머스와 배달 업종에서 세를 불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노동계 관계자는 “제조 분야 대기업 못지않게 종사자가 급증하면서 민주노총의 핵심 공략 대상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쿠팡 임직원은 총 6만1213명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는 “쟁의행위의 파장이 다른 업종보다 크다는 것도 민주노총이 생활 밀착 업종에 파고든 유인이 됐다”고 말했다.

하헌형/조철오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