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만에 두 번째 영장심사…밤늦게 결론
강래구 3시간 구속심사…검찰, 180쪽 PPT vs 姜, 직접 호소(종합)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58)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후 2시 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열어 구속 수사 필요성을 심리했다.

법원이 지난달 21일 강씨에 대해 청구된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지 17일 만이다.

심문에서는 강씨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 소속 검사 6명과 강씨 측 변호인이 구속 필요성을 놓고 3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심사 시간도 1차 영장심사(2시간45분) 때보다 다소 길어졌다.

검찰은 180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제시하며 강씨와 공범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보강한 혐의를 소명하고, 사건 은폐를 위한 조직적 증거인멸이 있었다며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강씨 측 변호인은 이런 검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증거 인멸 시도를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심사 후 '지금까지와 같은 기조냐'는 질문에만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강씨도 이날 심문에서 직접 발언할 기회를 얻어 재판부에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법정을 나서면서 '어떤 부분을 위주로 소명했나', '송영길 전 대표에게 할 말은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랐다.

이에 앞서 1시34분께 법원에 출석하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판사님께 잘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또는 9일 새벽 나올 전망이다.

강씨는 이번 사건의 자금 마련책으로 지목된 핵심 인물인 만큼 법원의 판단이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2021년 3∼5월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 등과 공모,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등에게 총 9천400만원을 살포할 것을 지시·권유하고 금품을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강씨가 이 중 8천만원을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 씨 등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본다.

검찰은 강씨에 대해 2020년 9월 사업가로부터 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포함했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자금 출처에 대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봐 이번에도 적용하지 않았다.

앞서 법원은 1차 구속영장 청구 당시 "수사에 영향을 줄 정도로 증거를 인멸했다거나 장차 증거를 인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혐의와 추가 증거인멸 정황 등을 보강해 이달 4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