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 2차'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 2차' 모습. 사진=한경DB
저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강남권 주요 대단지는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파구 집값이 한 달 만에 재차 반등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집값은 0.17% 내리면서 전주(-0.22%) 대비 낙폭을 줄였다. 서울은 0.11%, 수도권도 0.17% 하락하며 전주 대비 하락 폭이 축소됐다.

서울 25개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0.02% 오르며 재차 반등에 성공했다. 3월 첫 주(6일) 0.01% 오르고 다시 하락으로 돌아선 지 한 달 만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 0.01% 하락하며 보합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반면 동대문구(-0.28%), 강서구(-0.23%), 강북구(-0.21%) 등은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개별 단지를 살펴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4㎡는 지난 5일 49억3000만원(5층)에 손바뀜되며 지난 2월 42억7000만원(6층)에 비해 6억3000만원 올랐다. 같은 날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 2차' 전용 131㎡ 역시 지난 5일 40억5000만원(4층)에 매매되며 지난 2월 35억5000만원(2층)에서 5억원 뛰었다.

한 달 만에 반등한 송파구에서도 상승 거래가 이어졌다.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가 지난 5일 21억5000만원(22층)에 손바뀜됐다. 올해 1월 18억7000만원(4층)에 비해 2억80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인근 '트리지움' 전용 84㎡도 지난 8일 20억3000만원(26층)에 팔렸다. 같은 면적 직전 거래인 지난달 9일의 17억7000만원(1층)에 비해 2억7000만원 올랐다. '레이크팰리스' 전용 59㎡도 지난 7일 15억8000만원(15층)에 팔리면서 지난달 25일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높아졌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엘스'. 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엘스'. 사진=뉴스1
잠실동 개업중개사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분위기여서 매물 호가가 오르고 있다"며 "매수 문의가 들어오면 집주인들이 그 자리에서 호가를 1000만~2000만원 추가로 높이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리지움도 저층을 제외하면 (전용 84㎡ 기준) 20억원 아래론 매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원 관계자도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며 전체적으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수요에 일부 매물가격이 상승하면서 하락 폭이 줄고 있다"며 "송파구 등의 일부 대단지는 상승세"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인천과 경기 집값은 각각 0.07%, 0.22% 내렸다. 인천 서구(0.12%), 용인 처인구(0.19%), 수원 영통구(0.05%)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했지만,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 격차로 매물 적체가 지속되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24% 하락하면서 전주(-0.25%) 대비 낙폭이 줄었다. 서울도 0.2% 내리면서 전주(-0.24%)보다 하락세가 완만해졌다.

전반적인 매물 적체와 입주 예정 물량 영향에 하락세가 지속됐지만, 정주 여건이 양호한 일부 지역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낙폭이 줄었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자치구별로는 도봉구(-0.40%), 노원구(-0.36%), 동대문구(-0.33%) 등의 낙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인천과 경기 전셋값도 각각 0.22%, 0.31%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인천은 신규 물량 공급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내렸고 경기는 전반적으로 신규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