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일본 혼다자동차와 전기차 관련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포스코와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 등은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구동모터와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혼다에 공급한다. 자국 자동차 밸류체인에 대한 신뢰가 높은 일본 완성차 업체가 한국 기업과 주요 부품 사업에서 ‘한 배’를 탄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미래 성장 사업도 협력포스코그룹과 혼다는 지난 1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전기차 사업에 대한 포괄적인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 등을 포함해 두 회사의 주요 경영진이 협약식에 참석했다.협약에 따라 포스코 등은 기존 자동차 강판 공급 외에 친환경 강판, 전기차용 구동모터코어, 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납품 확대를 혼다와 논의한다.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양·음극재는 혼다와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합작공장 등에 납품될 전망이다.포스코그룹은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도시 광산’으로 불리는 배터리 재활용 등 미래 사업에서도 혼다와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당장 부품을 공급하는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미래 사업을 함께 준비하는 ‘핵심 파트너’가 됐다는 의미다.최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관련 모든 밸류체인 전략과 혼다의 전기차 확장 전략이 ‘윈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베 사장은 “포스코그룹과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전기차 부품사업 매출 확대 기대로 이날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전일 대비 2.39% 오른 4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美 IRA 돌파구는 韓 배터리혼다가 포스코그룹에 손을 내민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현지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IRA 세액공제(대당 최대 7500달러)를 받을 수 있는 한국 배터리 소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혼다는 이를 발판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20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처음으로 제조한 ‘종주국’이지만 소니가 사업을 접으면서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경쟁력도 많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자국 업체들 위주로 공급망을 꾸리는 관행을 깨고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공급 확대를 요청한 이유다. 포스코그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니켈·흑연 등 원료부터 전구체, 양·음극재, 차세대 배터리 소재까지 생산하는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어 ‘러브콜’의 최우선 대상이 되고 있다.포스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최 회장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인 스티븐 비건 포스코아메리카 고문과 이날 회동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두 사람은 미국 IRA와 관련해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공급망 전반을 논의했다.김형규/김재후 기자 khk@hankyung.com
포스코이앤씨가 포스코-아르헨티나와 아르헨티나 현지 건설기능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포스코이앤씨는 아르헨티나 살타주에서 포스코-아르헨티나, 우오크라(UOCRA) 재단과 함께 '아르헨티나 건설기능인력 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이번 협약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여성 근로자 포함, 실업 청년 110여명에게 미장·용접·중장비 운전 등 기초건설분야 교육을 제공한다. 향후 개설될 과목은 초급기능 5개 코스로, 과정별로 2~4개월 소요되며 교육생에게는 생동감 있는 현장실습도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비는 전액 면제이며 과정 수료 시 아르헨티나에서 유효한 전문자격증이 부여된다.포스코이앤씨는 수료생에게 현재 시공 중인 염수리튬 상업화 현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살타주 리튬 염수호를 인수하며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상업화에 나서고 있다.염수호 인근에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생산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추가 투자를 통해 2028년까지 아르헨티나 10만 톤, 2030년까지 전 세계 3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리튬 생산기준 글로벌 톱 3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포스코이앤씨 최종진 경영지원본부장은 "회사는 2018년부터 미얀마,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3개국에서 722명을 교육하고 이 중 368명을 현장에 채용해 우수 건설 인력을 확보해 왔다"며 "이번 건설기능인력 양성 사업이 인근지역의 청년 실업문제 해소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UOCRA 재단 구스타보 간다라 부이사장도 "청년들을 위한 사업에 협력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설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그룹의 7대 핵심사업 중심의 신성장동력 확보에 발맞춰 친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이차전지 소재, 수소 플랜트 분야 등 그룹 신성장 사업 관련한 설계·조달·시공(EPC) 역량 조기 확보를 통해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청년 자립 지원 및 건설시장 일자리 문제 해결을 통해 '지속이 가능한 선순환 투자활동'에 앞장서고 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스티브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회동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포스코그룹의 공급망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9일 재계에 따르면 비건 전 부장관은 오는 1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포스코그룹사 주요 경영진과의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해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전 부장관은 포스코그룹 미국법인인 포스코아메리카의 고문이기도 하다.간담회는 최근 미국 정부가 밝힌 IRA 세부지침 등의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다. IRA 세부지침은 양·음극재 등을 배터리의 핵심 광물로 규정하면서 한국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와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생산분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부가가치 비중과 가공 비중 등이 복잡해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이나 리튬·니켈 등 배터리 원료를 확보하고 있는 포스코로선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IRA 예외 적용 국가에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이 거론되면서 아르헨티나 염호를 보유한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비건 전 부장관은 조지 부시 행정부 때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이후 미 자동차회사인 포드에서 국제대관업무 담당 부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돼 북미협상을 지휘했다. 포스코는 2021년 포스코아메리카의 글로벌 무역분쟁 등 임무를 맡는 고문으로 그를 위촉했다. 그는 미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의 수석부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