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얼어붙은 주택 시장이 해빙기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주택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 ‘금리 공포’가 사그라들면서 위축된 매수세가 살아나고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곳곳에서 매매가 반등 거래가 잇따르면서 침체된 주택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살아난 주택 거래…반등 거래도

'금리 공포' 끝?…주택시장 해빙 기대감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일곱 차례 금리를 올린 한국은행이 올 2월 동결 결정을 내린 뒤 지난 11일에도 연속해서 금리를 유지하자 매수 심리가 차츰 살아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487건이다. 올 1월만 해도 1417건에 그쳤지만 2월 2460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6364건)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전체 거래량(4093건)의 1.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 강동구는 1분기 거래량이 476건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량(518건)에 육박할 정도로 회복세를 띠고 있다. 서울 은평구 역시 1분기 거래량이 500건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량(553건) 돌파를 앞두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선 주택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호가가 점차 오르고 있다. 강동구 ‘삼익맨션’(전용면적 117㎡ 기준)은 지난달 14일 직전 거래 가격(11억8000만원)보다 2억200만원 오른 13억82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집값 하락세를 이끌던 전셋값도 하락 폭을 빠르게 줄여가고 있다. 올초 인근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1월 7억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이달 들어 9억원대 후반까지 높아졌다.

○“경기 둔화가 관건” 신중론도

전문가들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는 데다 금리 인상마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택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수준을 보여주는 ‘부동산 거래 회전율’은 상승세를 띠고 있다. 1월 역대 최저 수준(0.15%)으로 떨어진 부동산 거래 회전율은 2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에는 0.21%까지 높아졌다. 1000가구 중 21가구 정도가 거래됐다는 의미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분기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평균 56 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5.9 대 1)보다 10배가량 높아졌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엔 급등한 금리 때문에 집값 하향 조정 폭이 컸고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며 “2월 이후 금리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집값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데다 과거에 비해선 절대 금리 수준이 높아진 만큼 단기간에 급격한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감이 줄고 집 구매를 미뤘던 실수요자의 수요가 다소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가 단행되지 않는 한 서울 주요 지역을 제외하면 평년 수준의 거래량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올 하반기 이후 주택 시장은 금리보다 경기 침체나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금리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바로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보다는 부침을 겪으며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을 좀 더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김소현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