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으로 구성된 협의체 OPEC+의 ‘깜짝 감산’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나이지리아 등 소규모 산유국들에서 뜻밖의 증산이 나타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이란 가이아나 노르웨이 카자흐스탄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이 지난해 가을부터 석유 공급을 늘려왔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는 하루 석유 생산량이 지난해 8월 기준 100만 배럴에 못 미쳤지만 9월 이후 현재까지 35만 배럴이 늘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감산 규모(56만 배럴)의 절반 이상이다. 이 밖에 카자흐스탄(24만 배럴), 이란(20만 배럴) 등도 잇따라 생산량을 늘렸다. WSJ는 “미국도 지난 1년간 하루 석유 생산량을 100만 배럴 이상 늘렸지만 시장을 움직일 ‘와일드카드’는 이 같은 소규모 생산국들”이라고 분석했다.

공급에 비해 수요 증가세가 약하다는 점도 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인한 은행 위기와 더불어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에서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다. 댄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수요가 예상을 밑돌면서 예측이 빗나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지난 2일 OPEC+의 감산 계획 발표 직후 반등했다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1분기 평균 배럴당 82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3월 말께 73달러로 하락했다.

장서우/김인엽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