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순환매 '가속'…엘앤에프 '바통터치' [증시프리즘]
<앵커>

오늘 우리 증시 짚어보는 증시 프리즘 시간입니다.

이번주는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박 기자, 지난주 미국 증시가 유럽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를 다소 덜어내면서 오늘 우리 증시에도 봄바람이 깃들까 기대했는데,

오늘 코스피는 하락 마감했죠?

<기자>

네, 3월의 마지막 주 첫 거래일인 오늘 코스피는 하락 마감했습니다.

그래도 개인이 지수 하단을 지지하며 소폭 내렸습니다.

코스닥은 개인의 매수세가 더 강하게 들어오면서 빨간불로 장을 마쳤습니다.

양 시장 모두 개인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죠.

그렇다면 어떤 종목들이 개인 투자자의 투심을 자극했는지 보시죠.

양 시장 시총 상위 종목들입니다.

코스피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2차전지주인 LG엔솔과 삼성SDI, LG화학만이 오름세로 마감했고,

코스닥에선 개인들의 자금이 몰리며 엘앤에프가 11%가량 급등한 채 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오늘도 주로 2차전지주로 투심이 몰렸군요.

엘앤에프는 특히 오늘 왜 이렇게 급등한 겁니까?

<기자>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 생태계에 대응하는 국내 유일한 양극재 기업이자 올해 테슬라를 비롯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며 주목받기도 했고요.

또 최근 2차전지주가 급등하는 가운데 업종 내에서도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습니다.

올 들어 2차전지 대장주들의 주가 변동률을 계산해 봤는데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과 비교해 엘앤에프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죠.

에코프로그룹주에 몰렸던 바통을 엘앤에프가 이어 받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주 외국인 수급을 보면 순매도 1위를 에코프로가, 순매수 1위를 엘앤에프가 차지했습니다.

<앵커>

업종 내에서 손바뀜이 나타나고 있는 거군요.

박 기자, 2차전지주 외에 자금이 옮겨갈 만한 업종은 없는 겁니까?

<기자>

최근엔 이 바통을 반도체주가 이어갈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의 수혜와 대기업의 신규 사업계획 발표, 또 엔비디아의 낙수 효과 등을 기대할 때 반도체주가 유력하다는 겁니다.

이쯤에서 주목해야 할 이벤트가 우리시간 29일 새벽에 있습니다. 바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인데요.

여기서 업황 회복에 대한 힌트를 찾는다면 반도체주가 주도주가 될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반도체주의 1분기 실적, 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겁니까?

<기자>

아뇨,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마이크론도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반도체주의 올해 1분기 이익 전망치는 2조6,000억원 적자로 추정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분기 영업적자 1조7,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거죠.

삼성전자 한 곳만 놓고 볼까요.

보시다시피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5,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가량 줄어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 반도체 주도주 부상론이 나오냐, 의아하시죠.

업계에선 하반기 반도체주의 업황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고,

통상 삼성전자의 주가는 실적보다 6개월에서 9개월 이상 선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도체주의 주가는 삼성전자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고요.

따라서 하나증권은 "이익의 빅베스, 즉 대규모 손실 처리를 감안한 주가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고,

주간 단위로 보면 실제로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8주 만에 삼성전자를 가장 큰 규모로 사들이는 등 수급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마이크론 실적 발표 외에 이번주 증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일정들 짚어주시죠.

<기자>

네, 최근에 중소형주 IPO에 관심 많으실 텐데요.

이번주 수요일에는 엘비인베스트먼트, 목요일에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합니다.

31일에는 미국의 핵심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 즉 PCE가 발표되는데, 2월 PCE가 전달보다 상승폭을 줄였을지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앵커>

박 기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있잖아요? PCE랑 CPI랑 뭐가 다른 겁니까?

<기자>

CPI는 미국 전역 물가를 보여주는 소비자물가지수고요. PCE는 도시 거주자의 지출 항목을 반영해 실제 체감 물가를 잘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통상 미국 물가 추이를 말할 땐 CPI가 거론되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가늠할 때는 근원 PCE를 주요 지표로 삼습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가 중요한데요.

증권가에선 근원 PCE의 증가율이 전월 대비해선 0.6%에서 0.4%로 둔화되지만 전년과 비교해선 4.7%로 동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지표가 꺾이지 않으면 연준의 긴축 계획도 좀 더 타이트해질 수 있습니다.

<앵커>

한가지 또 배워가는군요.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기자였습니다.


박해린기자 hlpark@wowtv.co.kr
2차전지 순환매 '가속'…엘앤에프 '바통터치' [증시프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