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연락받고 '검사 사칭' 관련 위증한 혐의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과 짜고 35억 수수 의혹도
'이재명 재판 위증·백현동 알선' 사업가 구속 심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위증하고, 백현동 사업 관련 알선 대가로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사업가가 27일 구속 심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김모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을 열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심리 중이다.

김씨는 2019년 2월 이 대표의 이른바 '검사 사칭'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변호사 시절인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사건'을 취재하던 KBS 최철호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한 혐의(공무원 자격 사칭)로 기소돼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당시 최 PD는 검사를 사칭해 김병량 성남시장 등을 취재했다.

이 대표는 이후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방송사 PD가 검사를 사칭했고 나는 사칭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해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시장의 비서 출신이자 '검사 사칭'의 피해자이기도 한 김씨는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명을 고소한 김병량 전 시장 측에서 이재명을 사칭 주범으로 몰아가기 위해 최 PD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로부터 재판에 나와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는 연락을 여러 차례 받고 허위 증언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19년 2∼4월 경기도 등에 납품할 수 있도록 알선해주는 대가로 무선통신장비 제조업체에서 7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 재판에서 유리한 증언을 해준 대가로 업체 납품을 성사해주고 뒷돈을 챙긴 것으로 의심한다.

이 대표 측은 그러나 "김씨에게 '진실을 증언해달라'고 한 것이지 위증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재명 재판 위증·백현동 알선' 사업가 구속 심사
김씨는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로비스트' 역할을 한 김인섭 전 대표의 측근으로도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김 전 대표와 공모해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등을 알선해준 대가로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로부터 70억원을 수수하기로 하고, 그중 35억원을 실제로 받았다고 보고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했다.

김씨는 이날 영장 심사에 출석하면서 백현동 사업 관련 알선 대가로 돈을 받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연합뉴스